[잡담] 박근혜 정권 기간 동안의 유래없는 언론의 자유와 인터넷 방송의 폭발적 발전에 대하여

2019.09.05언론과 미디어

박근혜 정권 시기에 우리나라의 인터넷 방송과 언론 시장은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이것은 비민주적인 성격의 정권은 언론과 매체를 탄압한다는 통념과 정반대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마지막 공식 방송도 개인이 운영하는 인터넷 방송에서 이루어졌다.

반면 민주적인 정권으로 평가되는 문재인 정권에 대해 언론은 매우 비협조적이다. 대통령의 해외순방이나 해외정상의 방한을 언론에서 다루지 않을 정도이다. 이것은 또 왜 그런것일까? 왜 ‘민주적’ 입장에 언론은 동조하지 않는 것일까? 뿐만 아니라 인터넷은 문재인 정권을 비난하는 개인 방송으로 가득 차 있다. 그렇지 않은 방송을 찾기가 힘들 정도이다.

물론 역사적 배경이 있다. 언론은 박정희·전두환 정권은 찬양했고 김대중과 노무현에게는 악의와 조소를 보냈다. 5·18과 6·10 때 언론사들과 신문은 분노한 군중들에게 불태워졌다. 그러나 이것만으로 언론의 모든 행태를 설명할 수는 없을 것이다. 이러한 역사적 맥락보다는 언론사의 경영과 관련이 있는 것 아닐까?

박근혜 정권은 언론 사업에 자유(또는 방임)를 주었다. 박근혜 정권을 비판하는 매체도 예외가 아니었다. 정권에 비판적인 기사를 써서 스타가 된 기자나 정부를 원색적으로 비난해서 인기를 얻는 방송인도 이 시기에 등장하게 된다. 심지어 정권 말기에는 언론사들이 폭로 기사를 쏟아내는 ‘배신’을 겪기까지 한다. 즉 언론사 입장에서는 상당한 자율성이 있었던 것이다.

전두환 정권 때는 민주화나 사회정의, 인권은 언론사에서 거론 않는 것으로 서로 합의가 되어 있었어요. 싸워야할 사람이 싸움을 포기한 거죠. 그러나 요즘은 자기들의 생존과 기득권을 위해서 ‘민주화나 사회정의가 중요한 것이 아냐, 당장은 우리도 돈을 벌고 집권세력에게 확실하게 붙어 있어야 한다’라고 양심과 상식을 포기한 거죠. 달라요. 예전엔 겁이 많아서 싸움을 포기했지만 지금은 얼마든지 싸울 수 있는데 안 싸우고 자기 이득을 위해 양심을 포기한 거니까 달라요. 그러니까 예전엔 네거티브한 왜곡 언론이었다면 요즘은 긍정적이고 자발적인 왜곡 언론인 거예요. 같은 왜곡이지만 왜곡의 종류가 다른 거죠.

— 변상욱(당시 CBS 콘텐츠본부장). 2013년 11월 이영광 인터뷰.

언론사업의 자유 측면에서 본다면 박근혜 정권은 절대 비민주적 성격의 정권이 아니었던 것이다! 기자회견이 요식적으로 진행된 면이 있긴 했지만 그렇다고 정부에 비판적인 언론의 청와대 취재를 제한한다거나 하지도 않았다. 물론 정부에 협조하는 언론은 광고와 같은 혜택을 주기도 했다. 사업이 어려워진 언론사에겐 가뭄의 단비 같은 정책이었을 것이다. 광고 발주의 대상에는 인터넷 언론이 포함되어 있기도 했다.

반면 ‘민주적’인 정권에서는 정반대의 일이 벌어진다. 정부의 정책을 직접 취재해야 하기 때문에 취재비가 상승하며, 각각의 사안에 대해서 각 부처와 논쟁이 벌어질 수 있고 이에 대응하려면 또 비용이 발생하게 된다. 정부의 ‘익명의 소식통’도 입조심을 하게 된다. 대통령 전용기로 이동하는 대규모의 기자단도 예산 상의 이유로 잘 꾸려지지 않고, 청와대가 판단하기에 너무 심한 ‘가짜 뉴스’를 쓴 기자는 취재를 거부당할 가능성도 있다.

뿐만 아니라 정부의 광고집행도 까다롭게 이루어지게 되고, 언론사의 재정상태에 대한 감사도 강해진다. 또한 불법적인 활동에 대한 제재의 가능성도 커지며, 내용에 대한 가이드라인도 오히려 더 높아진다. 이것은 인터넷 방송도 마찬가지다. 인터넷 방송에 대한 세금 부과와 각종 규제가 언급되는 것도 문재인 정권에 들어서이다.

오히려 ‘민주적’인 정권에서 언론사업에 대한 규제가 강해지는 것이다. 물론 크게 보면 정부를 비판할 자유를 얻었으니 규제가 줄어든 것이긴 하지만, 그런 자유를 얻는다고 언론사의 수입이 오르는 것은 아니니까! 그리고 비교적 쉽게 수익을 올릴 수 있는 선정적인 보도를 하기도 어려워진다.

어쩌면 언론사 입장에서는 선정적인 보도를 할 자원으로 정부 비판을 하는 것이 경제적인 선택일 수도 있을 것이다. 언론은 사업에 유리한 환경을 만들어줄 수 있는 정치인을 자기손으로 키우고 있는 것일 수도 있다.

반대로 생각하면 대형 언론사 자체가 정부나 재벌의 지원을 전제로 만들어진 기관 아니었나 하는 생각도 든다. 그러나 인터넷이 발달하면서 이러한 독점성도 깨지고, 경영이 어려울 수 밖에 없을 거 같다. 어떤 정권이든 언론사에 주는 지원은 미봉책일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어쩌면 시장 경쟁에서 언론사가 줄어야 하는 것일 수도 있다. 그러나 망하는 재벌은 있었어도 주요 언론사가 망한 적은 아직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