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담] 예전 대체의학 글들을 읽다보니

2019.08.29건강과 의학

어제오늘 현미 관련해서 검색하다 약초 연구가 최진규의 글을 보게 되고, 최진규 글을 보다가 인산 김일훈과 최진규가 조사했던 민간요법 연구가들의 글들과 그에 대한 의견들을 또 보게 되었다. 그리고 한편으로는 채식을 권하는 서양의사들의 글도 보았다.

오랜만에 이런 글들을 보니 새롭게 느껴지는 것들이 있다.

  • 1980~90년대까지만 하더라도 (서양)의학의 기술이 지금보다 덜 발달되어 있었다. 엑스레이로 암의 위치를 대략적으로 확인하고 개복을 해서 확인한다는 얘기를 지금 의사들이 들으면 기겁을 할 것이다. 그만큼 오진률이 높을 수 밖에 없었다.
  • 우리가 지금 흔하게 이야기하는 많은 질병, 예를 들면 디스크, 갑상선 질환, 우울증, 공황장애 같은 것도 그 연구가 제대로 시작된 것이 1980년대 정도로 연구 기간이 짧다. 병 자체에 대한 연구도 부족하고 치료법은 대증적인 것 정도만 실행할 수 밖에 없었다.
  • 검진장비의 발달과 보급, 신약의 연구 등이 20세기 후반에 상당히 발전했다.
  • 신기술을 배우고 익힌 의사, 그러한 장비를 갖추고 있는 병원이 1990년대까지만 해도 상당히 부족한 상황이었다. 경제적인 문제로 병원을 찾기 힘든 사람도 많았다.
  • 한국 환경과 미국의 환경은 다르다. 미국의 연구 환경에서 당연하게 전제한 것이 한국에서는 맞지 않는 경우도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대체의학과 민간요법이 서양의학보다 더 잘 환자에 맞는 경우가 나타날 수 밖에 없었을 것이다.

1970~80년대 전후 대체의학이나 민간요법의 발전이 묘하게 경제와 과학발전에 비해 늦어진 의학기술의 발전 시기와 겹쳐지는 면이 있다. 과학발전 속도보다 늦지만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하는 것이 의학산업의 특징인 거 같다.

중화인민공화국의 민간요법 연구도 어쩌면 이러한 상황과 관련이 있을지도 모른다. 20세기초중반에 과학기술이 많은 진보를 했고, 공산주의는 과학을 맹신하는 경향이 있었지만, 현실의 의학산업기반은 그러한 바뀐 인식을 쫓아가기에는 너무나 미진했을 수도 있다.

두번째는 민간요법의 한계이다.

  • 민간요법은 주정적인 분석과 개인의 능력에 기댈 수 밖에 없다. 그래서 하나의 민간요법이 매우 용하다고 소문이 나도, 결국은 어떤 1인의 능력에 기대게 된다. 그 1인이 죽으면 그 기술도 사라진다. 유명한 민간요법 시술자를 발굴하고 수년간 배우는 의사, 한의사 또는 민간요법 치료자 지망생(?)도 많이 있지만 그 사람들이 스승의 능력을 배웠다는 이야기는 들은 기억이 없다. 물론 여러 다른 요인으로 기술이 변형되고 숨겨지기도 했겠지만 기본적으로 그 기술이 그대로 전승되지 않는다. 그리고 민간요법의 고수 역시 어떤 특정한 스승에게서 사사받은 것이 아닌 경우가 대부분이다.
  • 이와 반대로 민간요법 자체를 단순화시켜 대중화하는 경우도 많다. 이를테면 특정한 식품이 건강에 좋다던가 하는 것은 지금도 주기적으로 유행이 되고 있다. 그러나 이것은 환경을 보고 판단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그것의 효과를 보는 사람은 적고 또한 해를 입는 사람도 나타난다.
  • 건강식품이나 보조제 유행도 비슷한 현상일 수 있다.
  • 어떤 식품 하나를 보급한다는 것 그것은 좋은 일일 것이다. 그러나 그 식품은 약성을 줄여 해를 입는 사람 또한 없도록 해야 누구에게나 권할 수 있는 식품이 되는 것이다. 즉 약과 치료는 무차별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대상에 대한 분석이 선행되어야 하는 것일 수도 있다. 이 과정에서 인간적인 만남과 소통이 있어야 하는 것일 수도 있다.
  • 민간요법이나 대체의학 연구자들도 자신의 체계가 구축되면 유연성이 사라진다. 완전히 고정된 후에는 새로운 지식이나 과학적 발견을 받아들여도 견강부회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그것을 피하기 위해선 매우 열린 체계를 구축해야 하는데 그것이 쉬운 일은 아닐 것이며, 그렇게 열린 체계는 제도권 의술과 차이가 줄어들 것이다.
  • 민간요법이나 대체의학 연구자 하면 제도권 교육을 받지 못한 사람을 떠올리기 쉽지만, 미국 유명대학 박사학위 받은 대체의학 연구자도 상당수 있을 정도로 교육 정도에 대한 스펙트럼은 넓다. 즉 이성적인 판단과 무관하게 일종의 종교적 신념과 비슷한 양상이 있다고 할 수 있다. 환자 입장에서도 타이틀을 어떠한 자격의 표지로 삼지 않는 것이 좋다. 자신이 의술등의 제도권 자격을 가지고 있으면서 대체의학을 사용하거나 종교적 신념을 이용한다는 것을 정확하게 고지하지 않는다면 문제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