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담] 민주당과 운동권과 선거

2019.08.14정치와 사회

1.

1987년 대통령 선거는 우리 역사에서 인상 깊은 순간이었는데, 재미있는 것은 마치 본인들이 이룬 업적인 것처럼 말하던 운동권 세력들은 여기서 어떤 정치적인 액션을 보여주지 않았다는 것이다. 백기완을 후보로 하는 일부 세력도 있었긴 하지만 소수였다. 선거 자체를 부정하는 경우도 있었는데 어쩌면 이러한 움직임이 노태우 정권 당시 대학생 시위의 근거가 된 거 같기도 하다.

그때는 당선가능성이라는 현실적인 이유와 운동권 내부의 뿌리깊은 정파간 갈등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1992년 대통령 선거에서 운동권들이 민주당 김대중 후보를 조직적으로 지지하는 것을 볼 때 의아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김대중은 그들이 그렇게도 욕하던 정치인 아닌가.

이후에도 민주당과 운동권 정당의 밀월은 계속 이루어진다. 심지어 지금까지도 민주당과 정의당이 후보 단일화를 해야 한다는, 그리고 했다는 이야기를 심심찮게 듣는다.

대체 왜 민주당과 운동권 세력은 정치적 지향과 무관하게 야합을 하는 것일까? 그 배경은 무엇일까.

2.

더 신기한 것은 선거 기간을 제외하면 운동권 세력은 민주당을 정치적으로 도와주지 않는다는 점이다. 언제나 방해하는 세력이었다. 민주당이 여당이건 야당이건 무관하게 그래왔다는 점에서 공화당 계열과는 차이가 있다.

특정 사안에 대해서는 마치 민주당이 자신들 덕분에 정권을 잡았다는 식으로 지분을 요구했다는 것도 공화당과 다른 점이다. 정의당에서 왜 노무현 기념품을 파는가?

3.

내 생각엔 임종석, 조국 같은 사람이 현 정권에서 등용되는 것은 개인의 능력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이러한 운동권 세력에 대한 바람막이 역할도 겸하는 거 같다. 운동권의 보수적인 서열문화 때문에 이런 배분(?)이 높은 꼰대들에게 운동권쪽에서 토를 달기 어렵기 때문이다. 아마 앞으로도 계속 이렇게 운동권 내 서열이 높은 전향자(?)들을 대통령 주변에 배치할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어쩌면 노무현 정권때에 유시민이 그러한 역할을 해주길 바랬던 것일 수도 있다. 그러나 유시민은 오히려 골치거리 개인플레이를 했던 것 아닌가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