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담] 보수세력 내의 친외세 성향에 대해서

2019.08.10정치와 사회

일전에 읽은 『미국은 동아시아를 어떻게 지배했나』(戦後史の正体, 2012)는 일본 보수우익 내의 친미 세력을 공격하는 내용이었다. 책 자체는 음모론에 가까운 내용이어서 소개하기 좀 그렇지만, 읽고나서 생각해보니 역사를 보면 보수세력 내에서 친외세 세력이 나타나는 경우가 의외로 많았던 거 같다는 생각도 든다.

최근 우리나라의 사회 상황도 보수로 분류되는 정치세력이 외국에 대한 일방적인 양보를 주장하는 상당히 이해하기 어려운 모습을 보여준다. 이것이 단순한 언플이 아니라 입법을 지연시키고 정보를 누설하고 이를 비판하는 대중을 압박하는 등 상당히 구체적인 행위로까지 표출된다.

이런 행태를 민족주의자나 운동권들은 보수가 아닌 원래부터 매국주의자인 것으로 규정하고 배척한다. 현재도 이들을 공격하는 관점은 이러한 판단과 크게 다르지 않다. 그러나 이러한 관점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것이 많이 있다. 민족주의자들 역시 20세기 초에는 일본, 미국 등 강대한 제국(帝國)을 발전 모델로 삼고 그 국가들에 대한 개방, 심지어 속국이 되는 것까지 주장했으며, 운동권 역시 쏘련과 북한 추종자에 다름 아니었다.(심지어 북한은 한 세대 전에 전쟁을 치룬 적국인데도 말이다!)

즉 친외세라는 것이 간첩과 같은 집단이 아니라, 기존 보수세력 중 지지기반이 약한 일부가 권력을 얻거나 유지하기 위해 자연스럽게 선택하게 되는 전략 중 하나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국가의 이익과 국민을 어느정도 희생하더라도 본인들이 집권하겠다는 정치의 본질 같은 것일 수도 있다. 써놓고 보니 너무 당연한 얘기 같다.

또 친외세 성향의 세력이 무조건 나라를 팔아먹는 것이 지상목표인지도 따져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물론 그런 것을 연상시키는 경우도 많긴 하다. 예를 들어 외국에서 교육받고, 외국의 시민권을 얻는다거나 재산을 해외에 도피시키는 행위도 쉽게 볼 수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그 동인에 대해서 조금 더 생각해 볼 필요는 있을 것이다. 아니면 자신들이 특정 국가나 민족의 소속이 아니라 지구적 단위의 상류사회나 지식인 계층이라고 생각하는 경우도 있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러한 경우에도 본인들이 어떠한 보수적이고 전통적인 가치의 수호자라고 자처하는 경우가 있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