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주의에서 벗어난 한국의 현 정치 상황

2019.05.08정치와 사회

2013년의 동아시아 정세(상상도)

2010년대 들어 동아시아 국가들의 국가주의·민족주의적 경향은 강해져 갔다. 그 최고점은 2018년 중국 헌법 개정과 아베 내각 재신임일 것이다.

이런 주변국가들의 경향에 한국도 당연히 국가주의적·민족주의적 색채가 강화될 것으로 생각할 수 밖에 없었다. 2012년 박근혜 前 대통령의 당선은 이러한 예측을 확인해주는 듯한 느낌이었다. 사회적으로도 외국인노동자에 대한 반감과 경제적 양극화에 대한 불만이 상승하는 추세였다.

그러나 2019년 현재 한국의 민족주의 성향은 강화되지 않았다. 2019년은 3·1운동과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이 되는 해로, 정부 주도의 캠페인도 있었으나, 이 역시 국가에 대한 자존심을 고취시키긴 하였어도 국수주의적인 감정을 키운 것으로 보이진 않는다.

오히려 국제관계에 대한 국민들의 이해도가 그 어느 시기보다 넓어진 상황으로, 민족주의와는 반대방향에 서 있는 듯한 느낌까지 든다. 미국의 무역압박도 중국이나 일본과 달리 한국은 매우 순순히 받아들이고 있다. 

아마도 한국이 오히려 강대국이 아니기 때문에 미국의 요구에 자존심 상하지도 않고, 과시적인 경제 성장을 할 필요성이 적었기 때문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때마침 반도체나 조선 사업 등에서 수출 호조가 있기도 했다.

어쩌면 한국은 그대로인데 주변 국가들의 민족주의 성향이 강화되어서 한국의 민족주의가 약해 보이는 것일 수도 있다. 혹은 한국이 국가를 통제하는데 더이상 민족주의에 의존할 필요가 없거나, 현 정권이 그러한 전략을 사용하지 않는 것일 수도 있다. 그러고보면 같은 민족주의라고 해도 그 표현 강도를 보면 중국이나 일본보다 상당히 약한 면이 있었다.

전문가들은 동아시아의 강한 민족주의를 문제점이라고 지적해왔지만 정치가 안정된다면 민족주의적 입장을 가지고서도 충분히 국가간 협력이 가능한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동아시아를 민족주의라는 틀로만 자꾸 분석하던 것도 어쩌면 서구의 눈으로 분석하는 것을 따라한 것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한국이 민족주의를 버려야만 일본과 정상적인 외교 관계를 맺을 수 있다는 식의 주장도 이러한 판에 박힌 관점에서 출발한 시대에 맞지 않는 주장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