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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12월 1일 강의한 최상천의 사람나라 시즌2 57강 「MS1 한 놈만 팬다. 걸리면 죽는다」

최상천 전 교수의 경우처럼 구체적인 내용으로 수십 회의 강의를 올리며 정치인의 지지를 표명하는 경우는 드물기 때문에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최상천이 지지하는 해당 정치인이 최근 민감한 정치 이슈이기 때문에 글로 쓰는 것이 주저되나, 이재명 지사가 고발된 공직선거법 공소 시효가 12월 13일로 일주일 가량 밖에 남지 않았고, 12월이 지나고 해가 바뀌면 다른 이슈로 전환될 가능성이 크며, 모든 결론이 나고서 내 의견을 적는 것은 너무 기회주의적인 태도인 거 같아 이 시점에서 생각을 정리해 본다.

최상천 전 교수의 강의 주제는 이외에도 많지만 최대한 배제하고 이재명 지지와 관련된 부분만을 놓고 생각해보기로 한다.

0. 反문재인론

먼저 언급해야 할 부분은 대부분의 이재명 지지자의 관점은 反문재인의 성격을 띠고 있다는 것이다. 최상천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그래서 이 둘을 분리해서 말하기가 어렵다. 이 부분에 대해서 시간이 조금 더 흐르면 명확해지는 부분이 있을 거 같고 언젠가 정리해보고 싶다. 어쩌면 이해하기 어려웠던 안철수 신드롬을 해석할 수 있는 열쇠가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1. 경선 부정 문제

최상천 전 교수가 문재인을 지지하지 않는 구체적인 근거 중 하나는 2017년 당내 경선 중 호남지역에서 문재인 당시 후보가 부정을 저질렀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 문제에 대한 명확한 근거는 나오지 않고 있다.

한편 이재명 지사의 경우는 ‘박스떼기’라는 신조어를 만들 정도로 부적절한 방법으로 당내 선거를 했던 전력이 있으며, 본인도 이 과오를 여러차례 인정한 것으로 알고 있다.

그렇다면 최상천 전 교수는 이재명 지사를 동일하게 혹은 문재인 대통령 이상으로 비판해야 맞는 것 아닌가? 왜 문재인 대통령을 반대하고 이재명 지사를 지지하는지 이해하기 어렵다.

2. 인신공격 문제

최상천 전 교수가 문재인을 지지하지 않는 이유 중 하나는 문재인 대통령의 부친이 일제 때 공무원을 했으므로 친일파라는 주장이다. 그리고 친일파이므로 우리 사회의 개혁을 할 의지가 없다는 것이다.

이 이야기는 출신 배경에 대한 인신공격이다. 인간이 자신의 성장 배경의 한계를 벗어나기 어렵다는 건 인정하나, 그렇다고 인간이 모두 그 한계 안에서만 산다고 생각하기는 또 어려운 면이 있다. 최소한 개인이 어떤 방향성을 진실하게 가질 수는 있다고 본다. 우연히도 지난 6월에 너부리(본명 김용석) ㈜데마시안 사업본부장이 쓴 도 나와 비슷한 생각을 담고 있는 거 같다.

그리고 이러한 개인 출신 배경에 대한 공격은 인간에 대한 증오를 뿌리는 것이라는 단점도 가지고 있다.

이 이야기에는 또다른 함의가 있는데, 친일파 후손이 막후에서 우리 사회를 지배한다는 음모론과, 핏줄을 따라갈 수 밖에 없다는 혈통론이다.

3. 재벌개혁 문제

이 문제 역시 반문재인의 근거 중 하나인 친삼성 문제로 환언할 수 있으며, 문재인이 친일파이기 때문에 기득권 개혁은 불가능하다는 선언적인 발상이다. 그러나 문재인이 대통령으로서 친재벌적이라고 하기는 좀 어려운 행보를 보여준다. 한편 이재명이 성남시장 재직 당시 반재벌적인 행위를 했다고 보기도 어렵다. 물론 사람마다 이것을 평가하는 기준은 다를 것이다. 그러나 같은 위치에 서서 둘을 평가해야 할 것이다.

이 문제 역시 또다른 함의가 있는데, 과거 운동권 세력이 노무현을 공격하던 친자본주의라는 관점과 비슷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최상천의 주장은 운동권과 미묘한 차이가 있는데, 자본이라는 개념을 공격하는 것이 아니라 민족을 키울 부(富)를 걱정하는 것으로 보여진다. 아마도 최상천은 민족주의자인 것으로 생각된다. 즉 근대역사에 있었던 민족주의자와 사회주의자 간의 닮은 듯하면서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고 본다.

그리고 정치인을 단순한 기준으로 평가하기 어려운 경우가 꽤 있다. 예를 들어 총리 임기 중에 형이 삼성그룹 사장으로 진급한 이해찬의 경우는 친삼성인가? 이런 단편적인 정보로 정치인을 단정적으로 평가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

4. 역사란 무엇인가?

최상천 전 교수의 강의를 들어보면 우리 민족을 발전시키는 운명적인 사건들이 있고, 이 운명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바로 당신(3인칭 존칭)이 선택한 정치인을 국민이 지지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 같다.

그러나 이것은 비이성적인 관점이다. 이러한 관점은 현실에 적용할 때는 최대한 배제해야 하는 것이다. 역사를 뒤돌아 보면 민족의 거대한 형이상학적 흐름이지만 현재를 자른 날카로운 단면에서는 객관적인 판단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역사의 흐름이 진실이라고 해도 당장 눈앞에 어떤 문제가 닥치고 그것을 어떻게 해결해야 할 것인지에 적용할 수 있는 성질의 것은 아닌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비이성은 현실과 과정에 대한 부정과 맹목적인 행동을 정당화하는데 사용될 수도 있다.

5. 자료 접근의 문제

최상천 전 교수가 사용하는 근거는 대부분 공개된 언론 보도와 출판된 책에 근거한다. 학술적인 접근에는 바람직한 태도이지만, 현재 진행되는 정치 문제를 다룰 때는 거기에 본인의 취재를 더해야 하는 거 같다. 순수한 학술적인 접근이라고 해도 문서 자료만 볼 수만은 없을 것이다. 예를 들어 일제 시대를 논할 때 당시에 출간된 자료가 모두 일본의 점령을 정당화한다고 해도 그것을 그대로 받아들이기만 할 수는 없을 것이다.

또한 자기가 원하는 방향의 자료만을 받아들일 잠재적인 가능성도 있으며, 컴퓨터 기술 같은 낯선 정보 등에 대해서도 충분히 참고해야 하는데 쉽지 않은 일이다.

6. 정치에서 국민의 역할은 무엇인가?

최상천 전 교수의 강의들은 어찌보면 어떤 정치인을 찍어라, 어떤 정치인은 찍지 말아라는 내용이라고 볼 수도 있다. 국민이 정치에서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에 대해선 선명하게 제시하지 않는 거 같다. 그러나 그러한 관점이 어쩌면 최상천이 언제나 비판하는 독재자를 만들 수 있는 것 아닌가? 또 대통령이 대기업을 해체한다는 것이 법적으로 가능한 일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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