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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부터 자살 하면 떠오르는 연관어 중에 하나가 번개탄이 되었다. 언론 보도를 보면 실제로도 번개탄을 이용한 것으로 추정하는 자살 시도가 급증했다.

©세계일보 <http://www.segye.com/newsView/20160707003606>

언론 보도에 언급된 『대한신경정신의학회지』 2014년 53권 1호에 실린 울산의대팀의 「번개탄을 이용한 자살에 대한 전반적 고찰과 예방 대책」을 보면서 구체적인 정보를 얻을 수 있었다.

  • 번개탄을 이용한 것으로 추정되는 자살은 2007년 0.7% 정도였으나 2011년 7.9%가 될 정도로 크게 증가하였다. 이 시기 다른 자살 방법들의 시도 횟수는 크게 변화하지 않았다.
  • 착화탄(charcoal)을 이용한 것으로 추정되는 자살의 증가는 우리나라만의 추세가 아니라 홍콩에서 먼저 일어났으며, 2002년 무려 전체 자살의 24.9%를 차지할 정도로 증가하였다. 아시아 다른 지역에서도 증가했는데, 대만에서는 2006년 33.5%로, 2010년 일본에서 남자의 12.8%, 여자의 5.9%가 착화탄을 이용한 자살을 하여 우리나라보다 더 많은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심지어 미국에서도 자동차 배기가스를 이용한 자살은 줄고 착화탄을 이용한 자살이 증가하였다. 모든 국가에서 다른 자살 방법의 추이는 큰 변동이 없었다.
  • 홍콩과 대만의 경우, 언론에서 자살 방법을 자세히 보도한 후에 이러한 증가가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홍콩은 1998년 11월 한 여성과학자가 욕실에서 목탄을 피워 자살 시도한 것을 대대적으로 보도하였는데, 이는 이 방법이 홍콩에서 처음 시도된 것과 관련이 있다. 대만에서는 2008년 11월 超級星光大道3에 출연했던 신인 가수 리추닝(黎礎寧)의 자살 보도가 영향을 미쳤다는 연구가 있다.(Effect of media reporting of the suicide of a singer in Taiwan: the case of Ivy Li, 2009) 이러한 언론 보도와의 관련성 맥락에서, 한국에서는 2008년 8월 배우 안재환의 자살 보도가 영향을 미친 것이 아닐까 추정하고 있다. 그러나 확실한 것은 아니다. 이 사건 이전에도 번개탄 자살 관련 보도가 계속되었으며, 작게나마 증가하는 추세였기 때문이다. 정확한 연구가 필요할 것이다.
  • 홍콩의 경우 다른 자살 방법 통계에 변화가 없었기 때문에 언론 보도 후 모방 자살(베르테르 효과)로 인하여 전체 자살을 증가시킨 것으로 보기도 한다.(Charcoal burning suicides in Hong Kong and urban Taiwan: an illustration of the impact of a novel suicide method on overall regionalrates, 2007)
  • 번개탄 자살은 크게 보면 일산화탄소 중독을 이용한 자살인데, 1960년대 이전 영국에서 석탄가스를 이용한 자살 시도가 있었으나 이후 정책적으로 석탄가스의 일산화탄소 함유량을 줄이면서 사라지게 되었고, 1960년대 후반 이후 자가용 보급과 함께 배기가스를 이용한 자살 시도가 증가하였으나 이 역시 촉매 변환기의 사용으로 감소하였다. 이러한 전례에 비추어 번개탄의 재질을 개선하여 일산화탄소 배출량을 줄이거나 연기를 늘리는 방법, 냄새를 섞는 방법 등을 해결책으로 필자들은 제시하였다.(기술적으로 가능한지는 잘 모르겠다.) 홍콩에서는 슈퍼마켓 진열대에서 목탄을 보이지 않게 함으로써 효과를 볼 수 있다는 연구가 있었다.(Restricting themeans of suicide by charcoal burning, 2010)
  • 일산화탄소 중독이 자살에 사용되는 이유 중 하나는 고통이 적다고 인식되서이다.(Method choice, intent, and gender in completed suicide, 2000) 1998년 홍콩의 경우 언론 보도에서 이점이 부각되기도 하였다.

이런 추세 때문인지 최근 실시되는 안전교육 등에서는 비활성 기체에 의한 사고를 비중있게 다루기도 한다.

번개탄을 이용한 자살이 갑자기 늘어나자 이에 의문을 제시하는 사람도 있다. 이를테면 사건이 보도되면 타살을 자살로 위장한 것이 아닌 것인지 의문을 갖는 사람들이 많다. 배우 안재환의 경우 타살 의혹이 제기되었었고, 2011년 5월 사망한 축구선수 윤기원의 경우도 타살 의혹 보도가 많다. 2017년 10월 사망한 정치호 변호사의 경우는 정치적인 문제로 비화되었다.

심지어 더 나아가 작은 번개탄으로 자살이 과연 가능한 것인지에 대한 의문을 갖는 음모론적 시각조차 존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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