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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와 SF

무적강인 다이탄3(1978)

kabbala 2016.10.14 21:23
  • 재벌인 주인공 하란 반조(파란만장)가 미녀 조수들과 함께 멋지게 양복입고 나타나서 적인 메가노이드들의 음모를 분쇄하고 온다는 다분히 미국 첩보 영화를 베낀듯한 구성이다. 주인공이 자동차를 타고 다니고, 저택에는 개리슨이라는 늙은 집사가 있는 것도 미국 영화나 만화를 연상시킨다. 심지어 다이탄3를 호출하는 말도 'come here'라는 영어. 그런데 또 일륜(日輪) 어쩌고 하는 일본적인 대사를 하니까 뭔가 언밸런스하다. 당시에는 이런 일본 느낌으로 디자인해야 한다는 압력들이 있었다고 한다. 자국최고와 미국최고의 결합이 일으키는 모순이랄까.
  • 이런 설정을 생각하면 매우 이질적으로 느껴지는데, 의외로 당시에 꽤 흥행에 성공해서 막 독립한 선라이즈와 클로버에 큰 도움이 되었다고 한다. 어쩌면 이런 미국식 스타일이 유행을 할 때였나. 이런 분위기의 로봇 만화는 아마 이후에도 없지 않나 싶다.
  • 다이탄3는 어짜피 주인공 혼자서 조종하는데 굳이 3단 합체할 필요가 있나 싶다. 장난감 제작 때문에 어쩔 수 없는 면도 있었던거 같고, 제목부터가 전작인 '무적초인 점보트3'와 매우 유사하다. 우주선이 본체를 가지고 날아온다는 설정도 좀 이상하다. 2화에서는 통신이 안 되는데도 불러왔다. 여러가지로 변신이 가능한데 이것도 겟타로보 영향 때문인거 같다. 작중에서는 그냥 로봇 형태가 주로 나온다.
  • 다이탄3 자체는 당시 유행을 반영한 꽤 괜찮은 디자인인 거 같다. 오오카와라 쿠니오의 첫작품(정확히는 아마 전체 책임을 맡은 첫작품)이라고 하는데 역시 대단한 면이 있다. 프라모델 있으면 만들어 보고 싶다. 다만 역시 당시 다른 로봇들처럼 변신이나 가동성 같은것을 크게 염두에 둔 디자인은 아니다.
  • 마지막회인 40회를 제외하고는 중간에 스토리 전개 같은게 거의 없다. 39회에서 40회 넘어가는게 매끄럽지 않은걸 봐서는 종영을 위해서 급하게 만든 거 같은 느낌이 든다.
  • 주인공이 바로 메가노이드라는 숨겨진 설정이 있다. 인간이라면 이걸 부술수 없다고 하는걸 중간중간에 몇번 부순다. 그리고 계속 웃는 모습이다가 메가노이드라는 말만 나오면 표정이 바뀌는 모습이 메가노이드 코맨더들과 비슷한 인상을 준다.
  • 마지막회인 40회에 가면 갑자기 이런 설정들이 대사로 줄줄이 나오는데, 메가노이드를 개발한 것은 바로 주인공의 아버지였으며, 아버지는 주인공의 형과 어머니도 인체실험에 사용했다. 주인공 역시 개조되었을 것이라는 암시를 주며, 메가노이드의 사령관인 돈 자우사가 바로 아버지, 코로스는 어머니일 것이라는 추측을 하게 한다. 또 주인공이 재벌이 된 이유가 화성에서 탈출할 때 다이탄3와 함께 금괴를 가져왔기 때문인 것도 대사 한마디로 설명하고 넘어간다.
  • 다이탄3와 금괴를 반조에게 준 것도 코로스인 것으로 보인다. 코로스와 반조는 메가보그로 거대화할 수 없는데, 아마 그래서 거대 로봇을 사용한 것 아닐까 하는 추측을 하게 한다.(슈퍼로봇대전 중에 코로스가 거대화 하는게 있다고는 한다)
  • 그런데 이 작품이 좀 묘한 느낌을 주는게, 이런 숨겨진 설정이 딱히 또 정확히 그렇다는 보장은 없고, 뭔가 굉장히 무미건조하게 지나간다. 솔직한 내 느낌으로는 이런 암시를 제대로 전달할 수 있는 연출력이 부족했기 때문 아닐까 한다. 마지막회에 와서 갑자기 대사로 줄줄 읊는 것을 보면 시간도 부족했었던 거 같다.
  • 반조의 아버지가 메가노이드를 개발한 것은 인류가 우주개발을 할때 강인한 육체가 필요하고, 우주를 개발하면 지구에 평화에 오기 때문이라고 코로스의 입으로 설명하는데, 이것도 진실인지 거짓인지 판단이 잘 안된다. 또 이 목적을 위한 지구 침략이 코로스의 계획이고, 돈 자우사는 이용당한 것이라는 식의 대사도 있다. 실제로도 돈 자우사가 기억이 없는걸 봐서 지구 침략 과정을 돈 자우사는 모르는 것일 수도 있다. 반조는 메가노이드들이 인간보다 뛰어나다는 우월주의를 싫어하는 것이라고 여러차례 말한다. 그런데 이것도 메가노이드의 악행을 싫어하는 것이 아니라서 좀 애매한 면이 있다.
  • 또 이상한 것이 마지막회에 돈 자우사와 싸우다 위기에 몰리자 갑자기 주인공 머리에 아버지 목소리가 들리는 것인데, 위기 순간에 목소리가 들리는 뻔한 연출인 거 같지만, 뭔가 이것도 연출이 석연치 않다. 아마 설정이 더 있었는데 그냥 이렇게 뻔한 끌리셰처럼 보여주고 넘긴 거 같다. 왜냐면 돈 자우사와 코로스는 텔레파시를 쓸 수 있었던 걸로 봐서 주인공 역시 아버지와 텔레파시로 소통이 가능했을 수도 있고, 돈 자우사가 왜 부상을 입고 뇌만 남았는지 설명이 없기 때문이다. '인간의 정신력이 그런(손나)...'이라는 아버지의 말과 '나에게 사과할 생각인가', '나 자신의 힘이다'라는 반조의 말도 해석이 어렵다. 막판에 돈 자우사가 갑자기 깨어나는 것도 이상하다. 돈 자우사가 반조를 어린이로 기억하고 반조의 아버지를 3인칭으로 부르는 걸 보면 아버지의 실험과 관계된 설정이 더 있을 수도 있다.
  • 나처럼 과거 작품들이 어떤게 있었는지 찾아서 확인해보고 싶은게 아니라면 굳이 이 작품을 지금 볼 필요는 없지 않을까 한다. 분위기를 느끼고 싶다면 1~2화와 마지막회인 40화를 보면 되고 중간을 다 볼 필요는 없을 거 같다. 2화도 사실 돗포가 등장하는 회여서 그렇지 꼭 볼 필요는 없을 거 같다. 여자 코맨더가 나와서 인간을 노예화 시키는 26화가 덕후들 사이에서 가끔 언급된다.
  • 기술적으로 뭔가 새로운 시도가 있는거 같긴 한데 당시 발전 상황을 몰라서 어떤것인지는 정확히 모르겠다. 우주에서 날아가는 로켓이 확대되는 부분 같은게 다른 작품에서 보지 못했던 부분인 거 같다. 인터넷에 보면 중간에 스타워즈의 영향을 받았다는 말이 있는데, 스타워즈 개봉이 1년 전인 1977년이라서 정확한 것은 아닌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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