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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와 SF

『굿모닝 버마』(2007)

kabbala 2012.09.18 08:29

  • 일본 만화를 주로 보다보니 서양 만화는 어색하지 않을 수 없는데, 기대하지 않고 천천히 읽어 가니 의외로 마음에 와닿는 게 있다.
  • 부인의 NGO 활동을 따라 미얀마에 와서 완전한 백수 이방인의 입장으로 산 1년 넘는 생활을 스케치 한 것인데, 대놓고 정부를 비난하지 않은 것이 오히려 사회의 더 많은 부분을 보여주는 느낌이다. 며칠 여행하고 쓴 『평양』(2002)과는 아주 다른 작품이다.
  • 군부 독재라는 사회상에서 바로 얼마전 우리의 모습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었는데, 어느샌가 나는 서방세계의 관점에 더 가까워져 있다. 과거에는 그 속에 묻혀 있었고, 언론이 통제되서 정확한 판단을 내릴 수 없었던 것들을 이제 확연히 알 것만 같은 느낌도 든다. 특히 얼마남지 않은 대선 때문에 정치에 대한 이야기가 더 절실하게 와닿는다. 마치 피부로 공기를 느끼는 거 같은 기분이다.
  • 물론 서양인으로서 갖는 편견도 적지 않은데,(예를 들자면 영국과 독일에 대한 반감. 불교에 대한 몰이해 따위) 그러려니 하고 받아들이면 될 거 같다. 어짜피 외국 견문기라는 것이 모국의 모순을 드러내는 것이니까.
  • 외래어 표기법은 언제나 낯설다. '땡땡'을 '탱탱'이라고 부르는 사람을 나는 아직 한번도 보지 못했다.
  • 불어 책인데 '굿모닝'으로 제목을 번역한 것도 좀 이상하다. 원제는 '버마의 연대기'(Chroniques birmanes)인데, 불어 'chronique'에는 보도, 리포트, 저널의 뜻이 있어서 '버마 리포트' 정도로 생각하면 될 듯. 다른 출판사에서 나온 후속작에도 '굿모닝 예루살렘'이라는 제목이 붙었다.
  • 나는 버마를 부를 때 공식적인 이름인 '미얀마'를 쓰는게 옳다고 생각한다. 나라 이름이야 권력 잡은 사람 마음 아닌가. 서양 애들이 '버마'라는 이름을 고집하는 것에는 언어적 관성도 크게 작용하는 거 같다.
  • 한국의 군부 독재 시절을 담담하게 묘사한 예술작품은 별로 없다.
  • 미얀마 여행을 해볼만한 매력이 있는 것처럼 느껴진다.
  • 작가 홈페이지: http://www.guydelisl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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