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건웅, 「기생충」

2011.02.17만화와 SF


http://ppuu21.khan.kr/73

전세값(표준어 전셋값) 고민하는 중에 읽으니 남 얘기 같지 않다. 잠들기 전에 이 내용을 떠올리고 울었다.

80~90년대에 사회를 비판적으로 그린 만화가 적지 않았으나, 그걸 보고 운 기억은 없다. 대표적으로 박재동이 한겨레에 장편(?) 만화를 연재하기도 했었는데, 언제나 희화한 현실을 보여주었다. 지금 생각해보니 소재 선택도 추상적이었다. 예를 들자면 전셋값 상승에 관한 작품이 있다면, ‘세입자의 아픈 사연’이 소재가 아니라 ‘대한민국 전세 관행의 문제점’이 정리되어 있었다. 또 대미는 언제나 눈썹 두꺼운 의연한 어떤 인간을 그리며 끝맺음했다. 박재동은 확실히 예술가가 맞는 거 같다. 현실을 추상화해서 인식, 정리하고, 이데올로기적인 결말을 제시하는. 그러나 그런 작품은 계몽은 할 수 있을지언정 사람을 울릴 수는 없다.

허영만도 떠올랐다. 인터뷰 등을 참조하면 허영만은 데뷰 초기에 어려운 생활을 했을 것으로 추측된다. 그러나 그의 작품에 사회의 어려움은 등장하지 않는다. 주인공들이 성공하는 희망찬 내용이 대부분이다. 사회적인 폭력도 등장하지 않는다. 여러 면에서 헐리우드 영화를 연상시킨다. 자신도 문하생 시스템을 운영하며 노동을 착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