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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현주의(Expressionism, Expressionismus, 表現主義)

1. 예술이란 무엇인가, 예술의 가치는 어떻게 평가하는가?

고전적인 미술에서는 작품이 자연물을 얼마나 비슷하게 묘사하였는 지를 중요하게 여겼다. 초월적인 절대미를 표현하는 것을 목표로 삼았으며, (철학적, 윤리적 이상향을 그린다는 점에서는 동양의 경우도 다르지 않다) 구현 방법으로 색, 태도, 구도 등에서의 조화와 균형을 중요시 여겼는데, 이런 기술들을 얼마나 깊이 습득했는가 하는 것이 작가와 작품의 평가기준이었다.
한편으로 예술가나 청중은 예술작품은 예술가의 개성이나 심리상태를 드러내기도 한다는 것을 직관적으로 알고 있었는데, 외젠느 베롱(Eugène Véron)의 예술에 대한 정의, ‘선, 형태, 색채를 배열하거나 일련의 몸짓, 음향, 단어들을 사용하여, 외적인 해석을 획득하는 정서의 표명’(『미학(Esthétique)』, 1878)나 뀌르 뒤까스(Curt Ducasse)의 정의, ‘어떤 사람이 가졌던 감정의 의식적이며 비판적으로 규제된 객관화’(『예술철학(Philosophy of Art)』, 1929)는 이러한 관점을 미학적으로 서술한 것이라 할 수 있다. 이 정의는 주제나 방법에 대해 고전적으로 존재하고 있던 제한을 벗어났으나, 여전히 작가의 주관적 감정을 객관화 시켜 청중에게 전달해야 한다는 전제를 가지고 있다.
톨스토이도 예술을 ‘어떤 사람이 이전에 경험했던 감정을 자신 속에 환기시켜서, 그 감정을 움직임, 선, 색, 음향, 단어로 표현된 형태를 통해서 스스로에게 환기시키는 동시에 다른 사람에게 전달하여 동일한 감정을 경험하도로 하는 것’(『예술이란 무엇인가?』, 1897)이라고 정의하였는데, 이것은 구체적인 언급은 없지만 그 대상은 여전히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객관적인(아마도 윤리적이기까지한) 감정이고, 그 표현도 최소한 같은 문화적 배경 내에서는 공감대를 얻을 수 있는 방법을 사용한다고 볼 수 있어서 앞의 정의들보다 더욱 제한적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예술에 대한 태도는 예술의 가치를 주제나 표현된 것의 질과 무관하게, 예술적 표현 자체를 중요시하는 관점을 탄생시켰으며, 한편으로 예술가의 자기표현, 내밀한 욕망, 개인적 감정과도 깊이 연관되었다. 즉 예술의 가치가 작가와 밀접한 관련을 맺게 된 것이다.

2. 표현주의

예술에 대한 태도를 장황하게 설명한 것은, ‘표현주의’ 혹은 ‘표현적’이라는 말이 매우 광범위하게 사용되기 때문이다.
고흐는 표현주의적인 언급을 자주하였으나 자신을 인상주의자라고 여겼고, 고갱은 인상주의와의 결별을 선언하였으나 자신을 표현주의자라고 칭하지는 아니하였다. 셸던 치니(Sheldon Cheney)는 『표현주의 미술(Expressionism in Art)』(1939)에서 표현주의를 모더니즘과 동의어로 사용하였다.
시간적으로도 1880년대 고흐에서부터 1950년대 『라이프』지의 사진에 이르기까지 널리 퍼져 있을뿐 아니라, 다른 쟝르 - 영화, 연극, 문학, 사진, 조각, 음악, 건축 등 - 과의 관계도 밀접하다. 마음만 먹으면 현재 우리의 작품에도 ‘표현적’이라는 말을 붙일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자신의 감정을 객관적으로 표현했다고 해서 그것이 ‘표현주의’가 되는 것은 아닌데, 우리가 표현주의라 칭하는 것은 표현방법에 있어서 왜곡을 수반하는 경우가 많다. 동일한 주관적 감정의 세계를 고전적인 방법으로 표현한 것을 ‘표현적’이라고 하지 않는다. 예를 들자면 끔찍한 사건을 묘사한 고전적인 그림이 적지 않겠지만, 인물과 배경이 왜곡된 뭉크의 ‘절규’(1895)와 비교될 것이다. 아름다운 하늘을 그린 그림도 적지 않겠지만, 고흐 작품들 속의 왜곡된 하늘을 생각해보자.
표현주의를 이렇게 본다면, 표현주의는 후기 인상주의, 야수주의, 입체주의, 기능주의, 퓨리즘 등 다양한 유파를 포괄하는 개념으로 볼 수도 있다. 그러나 인상주의에 대해서는 그 표현방법이 고전적인 방법을 탈피 하였으나, 색이나 구도등에 집중하고, 사물을 객관적으로 묘사하려했던 점 등에서 서로 대치된다고 하겠다.
표현주의는 처음에 프랑스를 중심으로 발전한 것으로 생각되어지는데, 앞서 말했듯이 예술에 대한 기본적인 관점이라는 생각에 특별히 하나로 그룹지어 지지는 않고 널리 고민이 공유된 듯 하고, 초현실주의나 전위(아방가르드)과 동의어로 표현주의가 사용된 듯 하다.
비슷한 시기 독일(당시 독일은 통일된 상태)에서도 표현주의가 발생하는데, 프랑스보다 매우 흥하였다. 이것은 1914년에 파울 페히터(Paul Pechter)가 『표현주의(Expressionismus)』표현주의를 독일의 미술운동으로 지목하는 등, 표현주의의 전통에 대한 주목이 게르만의 민족적 특성과 맞는다거나 독일의 낭만주의 전통을 부흥시켰다는 주장으로 더욱 인기를 끌었고 (표현주의는 북방민족이 만들었다는 설명이 있던데 아마도 이러한 인식 때문에 왜곡된 정보인 듯 하다) 당시 유럽의 자유주의 사상과 경제적 발전과도 맞아떨어진 면이 있었기 때문인 듯 하다.
독일의 표현주의는 나치 정부의 ‘퇴폐미술전’(1937)으로 철퇴를 맞기도 하는데, 가장 좁은 의미의 표현주의는 독일에서 표현주의가 번성했던 1905년에서 1925년 사이의 독일 표현주의를 지칭한다. (문학의 경우 1910년~1925년. 영화의 경우 1919년~1925년으로 쟝르별 차이가 있다.)
프랑스, 독일 이외의 지역에서 표현주의는 그 발달이 미미하였다고 하며, 플랑드르(현재의 벨기에) 지역에 프랑스, 독일과는 또다른 독자적인 표현주의가 발달하였다고 한다.

3-1. 다리파(Die Brücke, The Bridge)

프리츠 블라일(Fritz Bleyl, *1880, †1966), 에리히 헤켈(Erich Heckel, *1883, †1970), 키르히너(Ernst Ludwig Kirchner, *1880, †1938), 카를 슈미트-로틀루프(Karl Schmidt-Rottluff, *1884, †1976)이 1905년 6월 7일 드레스덴에서 창립. 이들의 모티브인 다리는 한쪽 해안에서 다른 한쪽을 연결해준다는 의미로 사용했다고 하는데, 이것은 니체의 『짜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에서 ‘인류의 잠재력은 보다 완벽한 미래를 위한 진화의 다리가 되어야 한다’는 말에서 따온 것이라고 한다.
다리파는 강령에서, 신세대 감상자와 창조자의 필요성을 강조했고, 직설적이고 정통성있는 미술을 창조하기 위해 전통주의에서 벗어나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이러한 미술을 위해 이들은 직관적이고 숙련되지 않은 진술을 하기로 했다. 실지로 이런 결과물들은 미숙련으로 보이기도 하였으나, 공과대학 건축학과 학생이었던 이들은 전통적인 예술에 익숙하였으리라 추측된다.
일반적인 스타일에 화려한 색을 사용하고, 감정적인 긴장감과 폭력적인 이미지, 원초적인 감각을 추구하였다.
1909~1911년 경에 구성원들이 드레스덴을 떠나고, 1차대전과 함께 해체하였다.

3-2. 청기사파(Der Blaue Reiter, The Blue Rider)

뮌헨의 신미술가협회(Neue Künstlervereinigung München)에서 활동하던 칸딘스키(Wassily Kandinsky, *1866, †1944), 프란츠 마르크(Franz Marc, *1880, †1916) 등이, 1911년 전시회를 시작으로 청기사파로 불리워지며 활동. ‘청기사파’라는 이름은 마르크의 말에 대한 욕망과 칸딘스키의 청색에 대한 욕망에서 비롯되었다. 다리파와 달리 청기사파는 중심적인 선언이 있었던 것은 아니었으며, 구성원들 각각의 경향은 서로 매우 상이하였다.
칸딘스키는 다양한 동화적 풍경에서 보이는 색채의 조합으로 러시아 민족미술의 색감을 추구하였으나, 1909년 이후 인상, 즉흥, 구성 연작에서 음악적인 주제를 언어의 도움 없이 표현한 것을 시작으로 1913년경부터는 아예 순수한 색채와 형태로 구성된 추상적인 작품이 된다.
마르크는 순수한 색채와 형태의 추구라는 점에서 칸딘스키와 동일하였으며, 자연에 대한 범신론적 신비주의를 가지고 있었다. 이러한 것들은 앞서 말한 파울 페이터등에 의해 독일의 전통으로 여겨졌다.
청기사파 역시 1913년 마르크의 자진입대와 칸딘스키의 러시아 귀국 등으로 1차대전 직전에 해체된다.


참고문헌
해럴드 오즈본 엮음, 한국미술연구소 옮김, 『옥스퍼드 미술사전』, 시공사, 2002.

해럴드 오즈본 엮음, 한국미술연구소 옮김, 『옥스퍼드 20세기 미술사전』, 시공사, 2001.

슐라미스 베어 지음, 김숙 옮김, 『표현주의』, 열화당, 2003.

Wikipedia, http://en.wikipedia.org, http://de.wikipedia.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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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림. 다음에 잘해보겠다고 다짐하지만, 그렇게는 또 잘 안된다. 할때 잘해야 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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