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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

『마왕 단테』(1971)

kabbala 2018.11.03 17:23

나가이 고의 1971년 작품. 국내에서는 인지도가 매우 낮은 작품인데, 놀랍게도 다음해에 발표하는 나가이 고 최고의 히트작 『마징가 Z』과 『데빌맨』의 모티브가 된다. 데빌맨의 경우는 사실상 이 마왕 단테를 새로 그린 것이라고 봐도 될 정도이다.

이것은 나가이 고가 이 작품을 「주간 보쿠라 매거진」에 연재하기 시작하면서 SF 스토리 작가로서 평가받기 시작하였고, 연재지 보쿠라 매거진이 같은 해 재휴간이 되면서 자매지 「주간 소년 매거진」과 「주간 소년 점프」로 연재처를 옮긴 상황과 관련이 있다.

같이 연재되던 『타이거 마스크』, 『가면 라이더』 , 『天才バカボン』 등은 소년 매거진에 곧바로 이어서 연재됐으며, 『모자코』 등은 휴간과 함께 연재가 중단되었다. 아마 이 작품도 계속 연재가 가능했을 수도 있었을 것이다. 나가이 고 작품들이 미완으로 비교적 짧게 연재되는 경우가 많은 걸로 봐서는 이런 재연재가 이상한 일은 아니다.

재미있는 것은 오지에 묻혀있는 기지에서 텔레파시가 수신 가능한 사람을 수천년간 찾아서 꿈을 통해 부른 후 초능력을 준다는 설정이 바로 몇주 뒤 경쟁지 「주간 소년 참피온」에서 연재가 시작되는 『바벨 2세』와 동일하다는 점이다.

연재지의 휴간으로 미완의 상태로 끝을 맺은 것도 널리 알려지지 않은 이유 중 하나이다. 인터넷에서 나오는 이 작품의 스토리는 대부분 2002년에 나온 만화영화의 스토리를 참고한 것으로, 원작은 악마들이 인간을 공격하지만 신(神)이라는 외계의 적이 있으며, 인간과 악마 양편에서 싸우는 조직이 각각 있어왔다는 복잡한 설정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어떻게 결말이 났을지 짐작하기가 어렵다. 오오시바(大柴壮介) 같은 악마를 잡을 수 있는 인간도 나오며, 주인공의 아버지가 악마를 공격하는 조직의 간부이기도 하다. 2002년 만화와 만화영화에서도 이런 설정들을 대부분 살리긴 하지만 원작이 계속 연재되었다면 어떻게 진행되었을 지 궁금하다.

이 작품에 등장한 요소들이 이후 유명 작품에서 반복되는 경우가 많은 듯한 느낌도 든다. 예를 들어 인류가 변신해서 외계의 신을 상대한다는 설정은 『강식장갑 가이버』에서, 인류의 영혼을 모은다는 설정은 『신세기 에반게리온』에서 그대로 재현된다. 나가이 고가 일본 만화의 전체 분위기에 미친 영향이 의외로 상당히 크다.

마왕과 단테라는 모티브는 당연히 신곡에서 따온 것으로, 나가이 고는 1994년에 신곡을 만화로 그리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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