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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의회란 무엇인가

kabbala 2018.09.02 19:51

0.

라틴어를 공부하면서 로마사를 뒤적여 보기 전에는 (서구의) 의회라는게 무엇인지 이해하지 못했다.

1.

의회는 국가의 가장 핵심적인 권력 기관이다. 여러 무리가 모여 있는 국가에서 의회는 가장 자연스러운 의사결정 기관일 수 밖에 없다.

우리 사회에서는 기계적인 삼권분립을 해야 하는 것으로 인식되고 있으나

가장 중요한 것은 국민적 합의이며 그것을 이루는 곳이 바로 의회다.

행정부 수장도 물론 국민의 뜻을 따르기는 하지만 하나로 모여진 것을 실행을 하는 입장이기 때문에 합의보다는 설득을 하는 입장에 더 가깝다.

국내의 입법 관련 부분에서만 제한적으로 토론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생각은 잘못이다.

의회에서 다루는 주제는 매우 폭넓기 때문에 지구 반대편에서 일어나는 외국의 일도 의회에서 다루어질 수 있다.

우리 사회에서는 매우 급진적인 개혁 세력들 조차 의회가 단순히 법을 제정하는 기계인 것처럼 인식하는 거 같다.

그래서 국회의원이 행정부 자리도 하나 얻어야 좋은 걸로 생각하는 사람도 많은 거 같다.

국가의 미래와 나아갈 바를 폭넓게 공개적으로 토론해야 하는 곳이 의회다.

사법부나 행정부처럼 사안의 처리만 효율적으로 다뤄야 한다는 생각도 부족한 생각이다. 사법부나 행정부에 관한 이야기도 자유롭게 토론 가능한 것이 의회의 특징이다. 반대로 사법부와 행정부는 의회에 대한 간섭을 하지 말아야 한다는 점에서 의회가 약간의 우위를 점한다고 볼 수 있다.

2.

독재라는 것은 의회와 반대되는 개념이다. 즉 의회를 무시하고 행동하는 것이 바로 독재다.

예외적으로 전쟁에서는 독재가 효율적이기 때문에 임시적으로 독재가 인정된다.

의회를 이용하지 못하는 권력자는 포퓰리스트가 될 수 밖에 없다. 권력자 본인이 의회를 없애거나 무력화 시킨 경우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파시즘도 어떻게 보면 포퓰리즘이 극대화된 상태인 것으로 볼 수 있지 않을까.

3.

중국사에서 정치 체제를 논하기에는 자료가 부족할 것이다.

그러나 귀족들의 합의체를 의회로, 독재적 행정부를 왕정으로, 임시적으로 병권을 위임받은 사람을 장군으로 간주하고 중국사를 살펴보면 어딘가 모르게 서구의 정치와 비슷한 흐름도 분명히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하지만 중국사에서 유명무실한 존재라도 왕이 없었던 적은 많지 않았던 거 같다.

일본에서 천황이 사라지지 않은 것도 어떤면에서는 중국사의 영향과 관련이 있을 것이다. 독재적인 지도자를 장군이라고 했던 것도 중국사를 나름대로 받아들인 것일 수도 있다.

중국사에서 정치 체제를 알기 어렵지만, 한 국가가 어떻게 망했는지를 살펴본다면 원래의 정치 체제가 어떠했는지를 추론해 볼수도 있지 않을까?

예를 들어 단순한 무력 쿠데타로 왕위를 얻을 수 있는 국가라면 이전의 국가 체제는 무력으로 유지되는 독재적인 채제였을 가능성이 높을 것이다. 반면 왕위를 얻는 과정이 복잡하고 경쟁이 심하다면 권력이 나누어져 있는 체제였을 것이다.

4.

의회는 태생적으로 귀족적이고 보수적일 수 밖에 없는 한계를 가지고 있다.

어떤 면에서는 왕이 되기 보다 더 어려운 것이 의회 구성원이 되는 것일 수도 있다.

의회의 이런 단점을 보완하는 것이 양원제다.

단원제에는 상하 구분이 없는 것처럼 인식하고 있으나, 상원과 하원이 하나의 의회를 이룬 형태로 볼 수도 있다.

경제만 놓고 보면 대기업을 대변하는 의원, 노동자를 대변하는 의원, 직능 단체를 대변하는 의원들이 모두 있어야 이상적인 상태일 것이나 그런 것을 이마에 붙이고 선거 운동을 하는 것도 아니고 누가 얼마나 뽑힐지도 알 수 없는 참으로 한치 앞을 알 수 없는 구성원들로 의회가 구성된다.

또한 지역구라는게 있기 때문에 그 지역 문제에 관해서는 언제나 보수적이고 방어적인 입장을 갖도록 강제되며 정치 환경이 어떻게 바뀔지 모르기 때문에 본인의 정치적 의견을 유지하기도 어려운 부분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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