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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중국의 음양오행설을 서구의 형이상학으로 간주하는 경우가 많은데,

음양오행설을 형이상학이라고 하기에는 세속적이고 실용적인 면이 강하다.

어떻게 보면 형이상학이란건 플라톤적 이원론의 다른말일 수도 있을 것이다.

음양오행설은 그리스 학자들이 주장한 𝑛원소설에 더 가깝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고 음양오행설을 또 유물론이나 형이하학으로 분류할 수도 없을 것이다.

이것은 중국철학의 신비함을 말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라, 중국철학 자체의 특성이 있다는 것을 말하려는 것이다.

이렇게 세속적이고 실용적인 부분을 추구하는 것이 중국철학의 근저에 깔린 특성인 거 같다.

2.

서구 역사에서는 𝑛원소설이 마치 돌턴의 원자론을 거쳐서 현대 과학까지 연결된 것처럼 말하지만

과연 그렇게 말할 수 있는 것일런지.

3.

양계초던가 풍우란이던가 아니면 둘 다 던가 음양오행설에 대한 비판 첫머리에 음양설과 오행설이 결합할 이유가 전혀 없음을 지적하였다.

맞는 말이다. 아마도 춘추전국시대에는 음양설과 오행설은 서로 경쟁하는 관계였을 것이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현재 남아있는 음양오행설이 단순히 음양설과 오행설이 결합한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일단 떠오르는 것만으로도 음양설, 사행설, 오행설, 육행설, 8행설, 10행설, 12행설이 결합한 것이다.

4행설: 오행설은 5행이 차례대로 바뀌는 것으로 설명하지만, 현실적인 설명에서는 토(土)를 중심으로 두고 나머지 4개의 요소들이 변화하는 모델이다. 즉 4행설이 기본 뼈대이다. 생장수렴, 한난조습 같은 것들이 4행설이다. 4괘로 볼 수도 있다.

6행설: 음양오행에서 6행을 어떻게 도출해야 할지는 잘 모르겠다. 하지만 확실한건 오윤육기론이 오행설과 함께 전해지는 강한 이론적 체계라는 것이다. 아마도 음양오행설과의 경쟁에서 최후까지 살아남은 경쟁이론 중에 하나였을 것이다.

8행설: 8행설은 8괘와 같다. 김홍경의 책에서 본 것인데 정확한 이론인지는 모르겠으나 음양+6기=8괘이며 이것이 주역의 8괘 상응한다고 보는 것이다.

10행설: 음양과 오행의 최대공약수는 10이다. 오행에 각각 음양이 있다고 볼 수도 있고, 오행을 다른 이론으로 둘로 쪼개기도 한다. 10진법과 같기 때문에 이런 10단위의 순환도 자연스러운 부분이 있다.

12행설: 어떻게 도출된 것인지는 잘 모르겠으나 이미 위에 여러 숫자들이 나왔으므로 12를 만들어내기가 어렵지는 않다. 우리에게 익숙한 12지가 있다.

여기에 이론적 설명에는 0, 1, 3 같은 숫자까지 등장하므로,

사실상 한대의 음양오행설이란 것은 춘추전국시대에 경쟁한 유력한 𝑛행설의 종합인 셈이다.

이렇게 많은 이론을 하나로 통합한 것도 내 생각엔 중국철학의 특성이 작용한 거 같다.

𝑛행설 중 그 어느 것도 모든 것을 설명하진 못했을 것이다. 오행설이 유력하긴 했지만 그렇다고 완벽하게 상대를 논박하는 것은 불가능했을 것이다.

그렇다면 이것들을 모두 통합해서 필요에 따라 사용하자! 이것이 중국철학의 특성인 것 아닐까?

또한 경쟁 상대의 이론을 받아들이는 것에도 부끄러움이 없다. 물론 여기에는 진한교체기의 혼란이 작용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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