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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

책과 마음

kabbala 2018.08.16 01:11

1.

책을 왜 읽는가?

실용적인 이유를 빼고 말한다면 아마 마음의 거울이기 때문 아닐까 싶다.

사람은 외부 자극을 받고 거기에 반응하면서 살아가는데

자연계나 일반적인 인간 관계에서 경험하기 힘든 밀도 높은 감정을 전달하는 것이 바로 책이다.

책을 본다는 것은 일상에서 들추기 힘든 내 마음의 여러 부분을 비춰보는 것이다.

독서의 이러한 특성은 상당부분 예술과 겹치는데, 예술보다 매우 늦게 생긴 책이 가진 특수한 점은 예술적 완결성이 없는 것 아닐까 싶다.

예술은 즐기다 보면 좋고 나쁨을 직관적으로 판단하게 되는데, 책은 그렇지 못한 경우가 많다.

책의 좋고 나쁨의 기준은 아마도 철학적인 깊이와 직관의 순수함일 것이다.

직관은 예술과 비슷한 부분이지만 철학적인 깊이는 쉽게 판단하기가 어렵다.

2.

인간은 나이에 따라 변화하는 생물이다. 마음도 나이에 따라 변한다.

같은 책을 볼 때 느끼는 것도 변한다.

책을 쓰는 사람의 입장도 마찬가지다.

일반적으로 공자가 노년에 칩거하며 책을 썼다고 하는데

나이 먹은 사람은 역사의 순리를 받아들이지 역사의 잘잘못을 지적하려고 하지 않는다.

나이 먹은 사람은 예술의 감정과 깊이를 즐기지 노래를 고쳐서 다른 사람을 바꾸려고 하지 않는다.

나이 먹은 사람은 세상의 이치를 이미 알고 있으며 미래의 불확실함을 점치지 않는다.

그래서 공자가 역사책, 노래책, 점술책을 썼다면 아마 젊은 나이에 썼을 것이다.

노자 도덕경은 어떻게 해석하는게 옳은 방향인가?

늙을 노(老)짜에 답이 있다. 옛날 사람들이 늙은 사람 얘기라고 생각했다는 것이다.

젊은 사람처럼 세상을 제어하려는 마음으로 해석하는 것이 옳은 방향이 아니라는 것이다.

예전엔 억지로 읽으려고 해도 읽히지 않던 칸트가 요즘 어쩐지 끌린다.

이것은 어쩌면 칸트가 3 비판서를 쓴 나이에 내가 점점 가까워져 가기 때문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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