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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요

「좋니」(윤종신, 2017)

kabbala 2018.02.28 18:51
  • 이 노래가 90년대 중반 정도에 나왔다면 아마 금주의 신곡으로 소개되고 그 뒤론 다신 듣지 못했을 거 같다. 그런 면에서 이 노래의 유행이 굉장히 뜬금없는 것처럼 느껴진다. 2000년대부터 확대된 소비자들의 발라드에 대한 갈증이 표출된 거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 윤종신의 예전 미성을 기억하는 사람들에게는 옛날 목소리로 들었으면 더 좋지 않았을까 하는 인상을 줄 수도 있을 거 같다. 그러나 이 노래를 젊은 여성 가수들이 고운 목소리로 부른 것을 들어보면 이 곡이 또 그렇게 부른다고 꼭 아름다울 노래는 아니지 않나 하는 상반된 인상도 준다. 윤종신이 작곡자에게 락 발라드를 요구했다는 얘기가 있는데 그렇게 생각하고 들으면 확실히 그런 면이 있다.
  • 가사가 주요 소비자인 현재 10대–20대–30대초의 감성과 잘 어울리는데, 예전 발라드들이 이별의 고통 또는 거기서 한발자욱 나가 그에 따른 자아 성찰을 주된 내용으로 하는것에 비해, 「좋니」는 이별에 대해 피동적이고 무기력할 수 밖에 없는 젊은 사람들의 현재 세태, 할 수 있는 것이라고는 머리속으로만 하는 찌질한 저주와 어려서부터 사회에서 배워온 ‘비교질’이 주내용이라는 점에서 젊은 사람들의 감성을 직격한다. 환갑이 넘은 전문 작사가가 20대 감성의 곡을 쓰는 것이 흔한 일이긴 하지만, 다양한 활동을 하는 윤종신이 50을 앞둔 나이에 빠른 시간에 썼다는 것에서 비범함을 느낀다. 윤종신은 몇몇 매체를 통해 다른 노래들처럼 자신의 20대 연애 기억을 되살려 창작했다는 이야기를 했으나, 분명 현재 젊은이들의 감성을 읽었다고 본다.
  • 가사의 내용이 그렇다고 해서 젊은 사람들이 이 가사를 잘 표현하는 것도 아니다. 아래에 링크한 「좋니」 발표 당시 39살이었던 작곡자이자 편곡자인 포스티노(이준호)의 노래를 들어보면 가사에 대한 감정 처리가 윤종신에 비해 조금 밋밋한 인상을 준다.
  • 또한 인터넷을 통한 바이럴 마케팅의 성공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윤종신이 방송 출연이 많은 연예인이긴 하지만, 꾸준한 인터넷 활동을 하던 것이 이 노래가 널리 알려지는데 큰 역할을 했다. 노래가 알려진 이후에 이루어진 이벤트들도 인터넷을 통한 것이었다. 어떻게 보면 현재 인터넷 마케팅의 선두 주자가 바로 윤종신일 수 있다.
  • 그리고 일반인들이 흔히 화제로 삼는 고음역 논란을 이 곡이 가지고 있다는 것도 소문이 퍼지기 쉽게 한 요소 중 하나임이 분명하다.
  • 정리: 뻔한 90년대 발라드 같은 인상을 주지만, 가사가 사랑에 무기력하고 남과 비교로 안도를 얻는 현재 젊은 사람들의 감성을 그 어떤 노래보다 강하게 꿰뚫고 있으며, 곡에 예상치못한 감정 표현과 기술적인 난이도 그리고 다면성이 있어서 인기를 얻은 거 같다. 또한 인터넷을 통한 바이럴 마케팅의 좋은 예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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