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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한 학습 안내서는 아니고 수필에 가까운 글이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상당히 재미있는 편이다. ‘上達法’이라는 제목도 재치있어 보인다.

여러개의 외국어를 익히고 있는 사람들 이야기에서 시작하지만 후반으로 가면 일본인을 위한 영어 공부 어드바이스로 내용이 좁혀진다. 물론 이것도 딱딱한 이야기는 아니다. 중간중간에 본인 경험과 언어학 이야기, 그리고 저자 전공인 체코어와 러시아어 이야기가 언급된다.

우리나라도 한 분야 전문가다 싶은 사람들이 자신이 어떻게 공부했는지 책으로 써준다면 좋을거 같은데 그런책이 별로 없는 게 아쉽다. 간혹 나와도 자기 자랑이거나 독자의 학습 의욕을 고취시키는 자기 계발서 비슷한 거 같다.(공부 과정의 변화를 조망하는 것도 중요한 거 같다는 생각도 든다.)

저자가 프라하 카렐 대학에서 유학한 시기가 1958년부터 10년 정도인데 당시 동유럽 분위기를 전하는 것도 이채롭게 느껴진다. 프라하의 봄 이전 시기이다. 그리고 언어라는 시간이 오래 걸리는 공부를 이야기하는 것에서 일본의 1980년대 호황이 간접적으로 느껴지기도 한다.

문법책이라던지 사전이라던지 읽다보면 상당히 옛날 공부방식 같다는 느낌이 드는데, 그도 그럴 수 밖에 없는게 저자가 이 책을 쓴 때에는 인터넷이나 전자 사전 같은게 아직 널리 보급되지 않았으니까. 이분 전공이 흔치 않은 체코어-슬라브어이기 때문에 더더욱 그런 느낌일 것이다.

그런면에서 현시점과는 약간 거리가 있는 느낌인데, 출판사가 이와나미 신서(岩波新書)를 너무 기계적으로 옮기고 있는 것은 아닐까 하는 느낌이 든다. 조금 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외국어 학습이 키워드니까 제목만 보고 선택한 거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런 것이 아니라면 이 책이 문고 4번이 될 정도로 상징성이 있다고 하긴 좀 어렵지 않을까.

전공과 관련이 있어서긴 하지만 나이먹어서도 새로운 언어를 꾸준히 배우는 사람들 이야기를 들으니까 어쩐지 위안이 되었고, 문헌학 시험에서는 문서의 일부를 보고 그 시대까지 맞춰야 한다는 이야기를 들으니 외국어를 배울거면 더 정밀하게 공부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중등 영어교사들이 중요한 역할을 하지만 사회에서 그만큼 보상을 못받는거 같다는 얘기도 기억에 남는다. 저자의 중학교 영어교사는 처음에 발음기호로만 가르쳤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 원제: 外国語上達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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