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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로 발음을 표시하지 못해서 답답한 경우가 종종 있는데 대표적인 것이 바로 ‘바뀌었다’, ‘사귀었다’ 등을 줄여서 말할때 나오는 ‘뀌+었’ 발음이다. 이 발음이 일상 생활에서 상당히 널리 사용되기 때문에, 인터넷을 보면 이 발음을 한글로 표기하지 못해 답답해 하는 사람이 꽤 많다.

어쩌면 이건 ‘한글은 모든 발음을 표기할 수 있다’는 교육의 결과일 수도 있겠으나, 한글 자체가 발음기호와 마찬가지이므로 한글을 사용하는 사람이라면 실제 발음과 표기 사이에 괴리가 있을때 자연스럽게 고민을 할 수 밖에 없는 문제일 것이다.

이미 인터넷 상에는 해결책이 널리 알려져 있다. 심지어 학회지에서도 언급될 정도인데, 그 해결책은 ‘ᄁힵᆻ’ 또는 ‘ᄁᆑᆻ’을 사용하는 것으로 정리될 수 있다. 내 생각에도 이 둘 중 하나를 사용하는 것이 자모를 새로 만든다거나 하는 번거로운 방법이 아니고 이미 훈민정음에서 사용되던 방법이라서 편리할 거 같다.

그런데 ‘ᄁힵᆻ’과 ‘ᄁᆑᆻ’중에 무엇을 표준으로 삼을 것인가에 대한 논란이 있다. 두 주장의 요지는 대략 이렇다.

ᄁힵᆻᄁᆑᆻ
획수적어서 편하다.많아서 보고 쓰기 힘들다.
적용쉽다.
자연스럽게 이 글자를 떠올리는 경우가 많다.
어렵다.
용례용례가 없다.용례가 있다.
한글 원리약간 맞지 않는다.잘 맞는다.

다른것보다 ‘뀌+었’을 줄여쓴다고 가정했을 때, ‘ᄁힵᆻ’을 떠올리는 사람이 많다는 점이 중요한 거 같다. 글씨를 읽을 때에도 ‘ᄁힵᆻ’이 더 자연스럽게 읽힌다. 그러나 발음을 그대로 표기한다는 대원칙에는 ‘ᄁᆑᆻ’이 더 정확한 표기이다. 이는 ‘뀌+었’ 발음의 입모양이 ‘우’나 ‘위’와는 거리가 있고 ‘유’와 비슷하다는 것으로 증명할 수 있다고 본다.

발음을 한글로 그대로 적기 위해 표기 방법을 찾는 것이었는데, 편의를 위해 발음 원칙을 버린다는 것은 논리에 어긋나니 ‘ᄁힵᆻ’보다는 ‘ᄁᆑᆻ’을 쓰는게 옳을 거 같다. 원칙을 유지하는게 중요한 또하나의 이유는 이렇게 편의를 위한 예외를 만들다보면 다른 발음을 표기하는데 또다른 혼선이 올 수 있기 때문이다. 배주채 교수는 ‘꾀+았’의 준말 발음인 ‘ㄲ+ㆇ+ㅆ’도 고려해야 한다고 이야기 했다.( 『한국어의 발음』 54쪽 각주)

그러나 이 둘 중에 어느 것을 사용해야 하는 것인지 아직 나도 선뜻 결정을 내리긴 어렵다. 원칙과는 조금 차이가 있지만, 자연스럽게 떠오르고 쉽게 읽힌다는 점에서 ‘ᄁힵᆻ’이 널리 쓰일 확률이 높을 거 같다.

이외에도 최근 이슈가 되는 것이 영어의 ‘f’ 발음이 있다. 한글로 적기 어려운 자음이 [f] 하나만은 아닌데 왜 신경을 쓰냐는 사람도 있지만, 다른 자음들과 달리 [f]가 한국 사회에서 구분을 해야 할 정도로 위협적으로 널리 퍼졌기 때문에 이를 신경 쓰는 사람이 늘어난 것이다. 영어 교육의 영향일 것으로 추측되긴 하지만 발음이 짧은 기간 동안 변화하는 것을 목격하는 것이 놀랍다.

한편 사투리에서 사용되는 ‘ᆜ’ 또는 ‘ᆖ’ 발음은 20세기초부터 지적된 것인데, 이걸 표기하지 못해서 답답해 하는 사람은 본 적이 없는 거 같다. 최근 인터넷에서 ‘윾시’라는 말이 유행했는데, 이 발음을 받침으로 표기하려고 한 것이 특이하다.

참고
  • http://iceager.egloos.com/1415390
  • https://namu.wiki/w/한글로 표기할 수 없는 발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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