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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동안은 고대 그리스어가 라틴어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인류에 영향을 미친 시간 순서로 봤을때 고대 그리스어가 먼저이니 당연히 먼저 배워야 하지 않겠는가 하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로마인도 고대 그리스어 문화와 학문을 중시하다 못해 베낄 정도 아니었는가.
  • 그런데 그리스어 작품들은 워낙 번역들이 잘되어 있어서 그런지 고대 그리스어를 잘 하면 좋긴 하겠지만 기본적인 특성을 이해하고 번역과 함께 보면서 번역어 중에서 뭔가 의심쩍게 보이는 것들만 찾아서 보는 것만으로도 어느정도 갈증이 해결되는 거 같다.(물론 내가 공부를 안해서 그런걸 수도 있다.) 고대 그리스어는 언어 자체보다 후대에 영향을 미친 주요 저작들을 깊이있게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느낌이다.(그러다보면 언어 자체도 잘하게 되겠지만서도)
  • 반면 라틴어는 언어 자체에 빠져 있어야 한다는 느낌이 든다. 중세는 물론이고 20세기 중반까지 서구 지식인들이 학습했고, 근대 서구 문명의 근간이 된 프랑스어, 독일어가 너무도 강한 라틴어의 그늘에 있기 때문에 라틴어를 알아야 지식인들이 한 말의 뉘앙스와 문화적 특성을 더 잘 이해할 수 있다.
  • 그런 면에서 라틴어가 한문(漢文)과 비슷하다는 느낌이 든다. 한국어를 배울때 한문을 알아야 할 필요는 없지만, 한문을 알고 보면 더 넓게 이해할 수 있다. 또한 책의 주제들도 깊이있는 철학적 논의라기보다 세속의 문제점들을 자주 논한다는 점에서 비슷하게 느껴진다.
  • 심지어 언어적 특성이 한문과 비슷하다는 생각도 자주한다. 격변화를 하기 때문이긴 하지만 문장에서 단어 위치가 자유롭다는 점이나, 관사가 없고 주어가 자주 생략된다는 점. 운문이 중시된다는 점 등에서 한문과 강하게 친연성을 느낀다. 그리고 어떤 면에선 사용된 시대와 용도도 겹치는 부분이 많다.
  • 라틴어 격변화를 쉽게 이해하기 위해 한문처럼 조사 토를 달아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도 해봤다. 전통적인 한문 학습 방법은 한문에 적응하기 위한 조상들의 요령의 결정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 대학가에서 고대 그리스어 바람이 분지는 꽤 되었는데, 사회적으로도 많이 확산된 느낌이다. 검색해보니 2006년 신문 기사에 이미 고대 그리스어 라틴어 학습 열풍이 불고 있다는 기사가 있다.
  • 이렇게 변화가 많은 말이 실제 구어(口語)로 사용되었을까 하는 의문이 가끔 들기도 하는데, 현재도 러시아어 처럼 변화가 많은 말들이 잘 쓰이고 있는 걸 보면 라틴어도 그대로 쓰였을거 같기도 하고…
  • 라틴어를 모국어로 하는 사람들은 귀로 들으면서 자연스럽게 문장을 이해했을까 하는 의문도 간혹 드는데 한국어부터가 조사만 있으면 단어의 위치를 바꿔도 큰 문제가 없는 말이라서 그것도 또한 그랬으려니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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