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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

기독교 성경 읽는 방법

kabbala 2017.06.11 13:54

기독교 성경을 마치 필독도서처럼 생각하고 어떻게 읽는게 좋을까 하는 식의 고민이 많은데, 기독교 성경은 사실 혼자 읽기 적당하지 않다.

(1) 기독교 성경은 새로운 독자를 설득하기 위해 쓴 책이 아니다. 이미 그 문화권 안에 포섭되어 있는 독자에게 교리를 확인시키기 위해 쓰여진 책이다.

현재까지도 이어지는 유태인들의 교육 방식을 보면 어렸을 때 부모가 경전을 읽어주며 해석을 전하는데, 이렇게 가족 내부에서 정신적인 교육을 위해 만들어진 책이므로 외부인들이 단순히 책으로만 접했을 때 그 숨겨진 의미를 이해하기가 사실상 거의 불가능하다.

신약에 실린 책의 경우도 기독교 내부의 작은 교파 안에서 종교 의식 등에 사용하려고 만들어진 경우가 많아서 책으로만 읽었을 때 그 종교적인 함의를 추론하는 것 역시 거의 불가능하다.

우리같은 외부인이 이해하기 위해서는 성경에 들어있는 각각의 책마다 해설서와 주석서를 함께 읽을 수 밖에 없다. 다행인 것은 기독교가 서구의 주류 학문이라서 오래동안 많은 책이 나왔다는 것이고, 또 하나는 한국에 속칭 무허가 신학원이 많다 보니 대학 교재 수준의 책도 한국어로 번역되어 출판되어 있는 것이 꽤 많아서 접하기 쉽다는 것이다.

(2) 기독교 성경은 논리적인 논설서가 아니다. 다른 종교의 경우 논리적인 설득을 위해 쓰여진 경전이 있는 경우도 있어서 이것을 신자가 아닌 사람이 읽었을 때 그 종교에 대한 이해도를 높일 수도 있지만, 기독교 성경의 경우는 논리적인 설명을 위해 쓰여진 것이 아니다. 구전되던 여러 이야기가 혼합되어 있어서 어디까지가 사실(史實)인지 파악하는데 걸림돌이 된다.

(3) 읽을만한 한국어 번역이 21세기에 들어서야 나왔다. 수입된지 100년, 200년이 넘어서야 쓸만한 번역이 나왔다는게 일견 너무 오랜 걸린 것처럼 느껴질 수도 있으나, 다른 문화 현상들을 보면 자신의 문화로 편입되는데 그 이상의 시간이 걸리는 경우도 많다. 일례로 불교 경전의 번역은 1000년이 넘는 시간이 흐른 뒤에야 시작되었다.

오히려 이런 전격적인 번역 작업을 기존 종교 단체에서 받아들이지 않는 것이 문제다. 그러나 이전 번역들에는 오류가 있기 때문에 새로운 번역을 보는 것이 좋다.

(4) 이런 난해함 때문에 성경의 내용을 자기식대로 해석해주면서 전도를 하는 교파가 상당히 많아서 보통 사람들은 주의가 필요하다.

(5) 기독교를 모르고 서구 문화를 이해하기 어려운건 사실이다. 그러나 그 기독교 문화라는 것이 성경 원문을 뜻하는 것이 아니다. 기독교라는 종교 자체가 서구 사회와 상호 작용하면서 만들어낸 역사를 이해해야 하는 것이다. 즉 성경 원문을 아무리 읽어도 서구사를 이해할 수는 없으며, 역사적인 관점에서 공부를 해야 무엇이 어떻게 상호 작용을 했는지 이해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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