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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

정의당 문예위 사태 정리

kabbala 2016.08.01 02:29

이 사태도 어느정도 소강 상태로 접어든 거 같아서, 인터넷으로 본 이 사태의 본말을 내 입장에서 정리해본다.


1. 권혁빈 정의당 문예위원회 부위원장은 자신이 일하는 문화예술계 노동자의 처우를 개선하여야 한다는 사명감을 가지고 있었고, 또한 여성주의에 대해서도 깊은 관심을 가지고 있었다. 권혁빈 부위원장은 이것이 자신이 정의당에 봉사하는 이유이며 반드시 관철시켜야 하는 문제라고 생각하였다.


권혁빈 부위원장의 관점에서 볼 때, 중식이밴드 문제는 여성주의에는 부합하지 않으나 문화예술계 노동자의 처우가 낮아지는 것과 관련된 일이기 때문에 찬성을 하긴 하였으나 적극적으로 행동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클로저스 성우 계약해지 문제는 노동자의 처우와 여성주의 모두 관련된 문제라고 여겨 자신의 모든 역량을 동원하여 의견을 표명한다.첫번째는 정의당 문예위원회 명의로 공식성명을 내는 것이고, 두번째는 평소 친분을 통해 기자와 인터뷰를 한 것이었다.(이 과정에서 월권을 한 것이 아니냐는 의견이 있는데, 내 생각엔 분명히 중앙에서도 이것들을 정상적인 분과위원회 활동으로 간주했을 것이라고 본다. 후에 절차상의 문제로 징계 받을 가능성은 적을 것이다.)


여성주의근로 문제권혁빈 부위원장의 태도
중식이밴드 문제(2016년 4월)?O소극적 찬성
최양락 하차(2016년 6월)XO무반응
클로저스 성우(2016년 7월)??적극적 반대


2. 그러나 알려져있다시피 클로저스 성우 계약해지 문제는 혐오주의와 관련된 복잡한 양상으로 전개되었으며, 성명과 인터뷰가 정의당이 공식적으로 혐오주의를 지지한다는 오해를 살 수 있는 것임이 지적되었고, 항의를 통해 당 상무위원회에서 철회를 결정하였다.(상무위원회와 심상정 대표의 발표는 혐오주의에 대한 확실한 입장을 보여주지 않는다. 그러나 이런 종류의 민감한 문제에 대해서는 중립적이고 유보적인 태도를 취하는 것이 정치인의 기본적인 처세일 것이다. 다만 이것이 일부 당원들의 바램에는 크게 미치지 못하였고 집단 탈당을 불러왔다는 점에서 상황 파악에 미흡한 점이 있는 거 같다.)


3. 많은 당원의 항의와 당의 지시에도 권혁빈 부위원장은 자신의 신념을 굽히지 않았으며 타협을 거부하였고, 평소 친분이 있던 당원들이 편을 들어서 사태를 더 험악하게 몰고 갔다.


이 과정에서 몇가지 문제점이 드러난다.


(1) 첫번째로 당의 입장을 우선해야 할 당직자가 개인의 사상을 앞세워 정상적인 당의 지시를 거부하였고, 해당행위에 대해서도 일말의 책임감과 반성을 보이지 않았다. 무보수라서 당직자를 하고 싶지 않다는 식의 불만도 노출시켰다.


(2) 두번째로 그가 반드시 이루어내야 한다는 사명감이 당의 노선과 일치하지 않았다. 정의당은 여성주의가 아닌 성평등을 지향하는 강령을 가지고 있고, 적법하고 원만하게 계약해지한 프리랜서와 사측에 대해서 노동의 문제를 지적하는 급진적인 노선을 가지고 있지 않다. 즉 권혁빈 부위원장은 개인의 욕망을 노선이 일치하지 않는 당을 통해 현시하려고 한 것이다. 아이러니하게도 권혁빈 부위원장은 과거에 한 당원이 당의 노선과 다른 주장을 '과시적으로' 했다는 이유로 당에 제소한 적이 있다.(이 사안으로 권혁빈 부위원장은 기율위원회에 제소된 상태이다.)


이 외에도 권혁빈 부위원장의 여러 말실수와 의심스러운 자료 사용 등의 문제가 있으나 이것들은 결국 개인의 취향과 인성의 문제이므로 굳이 따질 필요는 없을 거 같다.


(3) 권혁빈 부위원장을 지지하는 당원들의 비인격인 태도가 사태를 악화시켰다. 당원 게시판에서 의견이 다른 상대를 비하하고 탈당하는 당원을 모욕하는 것은 대부분 권혁빈 부위원장을 지지하는 몇몇 당원에게서 관찰되었다.(권혁빈 부위원장의 해명 과정에서 반대하는 당원들이 인신공격을 한다고 주장하였으나 외부인의 소견으로 볼 때 인신공격을 먼저, 그리고 주로 한 것은 권혁빈 부위원장을 지지하는 당원들이었다.) 이는 일부 당원들의 탈당을 가속화 시킨것으로 보인다. 권혁빈 부위원장을 적극적으로 지지하는 당원들은 대부분 이전에 다른 정치 단체나 분과 위원회에서 함께 활동했던 사람인 것으로 추측되며, 이전에도 비슷한 행동으로 물의를 일으킨 적이 있다. 그래서 당내 사조직이거나 정파일수도 있다는 의심까지 받게 된다. 또한 이들은 대부분 '일개 인터넷 커뮤니티에 의석이 있는 정당이 사과할 수 없다'는 식의 권위적인 정당관을 가지고 있었는데, 당의 정당한 지시와 노선을 거부하는 권혁빈 부위원장을 지지하는 모순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4) 정의당의 운영 체계가 매우 좋지 않은 상황임이 드러났다. 당원들은 지도부와 쉽게 소통할 수 없었으며, 모든 것은 공개되지 않은 상태로 매우 느리게 진행되었다. 이 과정에서 비공개 회의 내용을 누설한 지도부까지 있었다. 이외에도 기본적인 조직 구성이 명확하지 못한 점, 기율위원회의 처벌이 불공정하고 신속하지 못한점, 홈페이지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는 점, 당비 납부 시스템의 문제, 당직자의 급여 문제, 홍보 담당자의 자질 문제 등도 간접적으로 드러났다. 심지어 당이 악의적으로 처리한 것이라는 몇몇 의혹도 갖게 되었다. 대표적인 것이 탈당 메뉴의 이동과 당비 조기 이체다. 이 모든 것들이 단기적인 문제가 아니라 정의당 창당 이래로 지속적으로 돌출되어 있었던 점도 어느정도 확인할 수 있었다.


(5) 그리고 이 모든 것이 운동권에게서 기인한 오래된 병폐로 인식되었다.


(6) 몇몇 인터넷 커뮤니티에 대한 중앙당의 입장 발표나 사과가 없었다. 이는 지지 커뮤니티의 이탈을 야기하였으며, 정의당에 인터넷 전략이 부재한 것이 아닌가 하는 의심을 갖게 한다. 한편으로는 이것이 일반적인 정당의 처신으로 적당한 것일 수도 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기존의 인터넷 지지 기반이 대부분 이탈하였다. 다음 총선까지 민심을 되돌릴 기회가 아주 없지는 않을 것이나, 가까운 대선에서는 만회하기가 거의 불가능할 것이다.


(7) 권혁빈 부위원장의 행위가 과연 문제의 당사자인 성우 김자연씨에게 좋은 영향을 미쳤을까에 대한 의문이 대두되었다. 각종 활동이 당사자를 위한 것이 아니라 권혁빈 본인의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한 행위였다는 비판이다. 나아가 이런 모습 역시 운동권에 대한 일반적인 병폐로 인식하고 있음이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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