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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에 충실하지 못한 부분이 보이고, 원주와 역주 구분이 안 되어 있는 곳도 있으며, 설명을 위해 문장의 순서가 바뀌거나 첨가된 것도 있다. 중국어 번역본을 중역한 거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든다. 또, 지금 책이 없어 확인을 못하지만 최주 번역판의 문장이나 주를 그대로 옮긴 경우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기본적인 서지 사항을 모르고 있는 점도 문제다. 머리말에 ‘이상하게도 그것이 출판되고도 근 300년 동안이나 거의 중국인들에게 알려지지 않았다.’ ‘사고전서에서도 이 책에 대해서는 일언반구도 하지 않았’다고 적었는데, 이 책에 반청으로 해석될 수 있는 부분이 있어서 빠졌다는 것은 이미 널리 알려져있는 사실이다. 여러 중국 판본이 있어서 제법 널리 읽혔었다는 것을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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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중국어 전공자들이 고전 중국어를 쉽게 여기는 경우를 자주 보는데, 완전히 다른 분야라고 보는 것이 좋을 것이다. 거기다가 중국과 한국 각각 내부의 한문 전통이 있기 때문에 이 전통을 모르면 엉뚱한 해석을 하는 경우가 많다. 예를들어 이 책에서 ‘俗言’을 ‘속된 말’이라고 해석한 것이나, 제목의 ‘附’를 ‘덧붙이기’로 옮긴 것을 보면 역자가 전통적인 한문과 다른 해석을 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우리에게 소개되기를 기다리는 근현대 중국어 문학이나 글들이 많이 있을텐데, 중국어 전공자들은 그런 글들을 번역하는데 매진해줬으면 좋겠다. 중역을 하는 경우 오히려 떳떳하게 역본을 밝히고 현대 중국어 해석을 우리가 참고할 수 있도록 현대 중국어로써 번역해 보여준다면 더 도움이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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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말을 보면 그림을 1976년 광동인민출판사(广东人民出版社)에서 출판한 종광언(钟广言) 주석본에서 옮긴 듯 하지만 다르다. 출처를 명시하지 않아 답답하다. 인터넷을 검색해보니 중국국가박물관(中国国家博物馆) 소장본과 그림이 같다. 그런데 그림의 위아래가 많이 잘려 있다. 혹시 인터넷의 그림을 쓰다가 워터마크를 지운 것일까? 『천공개물』에서 그림의 가치를 생각해본다면 이렇게 쉽게 다룰 수는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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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주의 한자가 너무 작아서 읽을 수가 없다. 대략 1.2㎜ 쯤 된다. 복잡한 글자는 돋보기로 봐도 획 구분이 어렵다.


그리고 무슨 글꼴을 썼는지 속에 점이 있어서 획이 잘려있다. 흐리게 보이게 할 의도로 편집한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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