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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

교회

kabbala 2015.05.17 03:51

어떤 종교가 오래 명맥을 유지했다면 나름대로 그럴만한 이유가 있을 것이다. 교리는 교리대로, 또 조직은 조직대로 그렇게 오래 남을만한 어떤 요소들이 있을 것이다.


불교나 이슬람교 같은 경우는 초기 역사를 되짚어 보면 그 창시자들이 조직의 규율을 세우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음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물론 후대에 변화를 겪지만 그러한 초기의 규율들이 후대에도 강하게 영향을 미쳤다고 봐야 할 것이다.


기독교 역시 마찬가지다. 교회라는 공동체를 지키기 위해 노력했음을 바울의 편지들과 사도행전을 보면 쉽게 눈치챌 수 있다.


교회를 지켜라, 공동체를 유지해라. 너무나 당연한 얘기처럼 들리겠지만 우리 사회의 기독교는 이와 정반대다.


우리 사회의 교회는 공동체보다는 목사라는 리더를 중심으로 묶여있다. 목사를 따라서 교회가 부흥하기도 하고 망하기도 한다. 목사가 마음에 안들면 교회를 옮길수도 그만둘수도 있다.


목사 역시 평등한 공동체를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기 보다는 물적 정신적 권력을 갖고자 하고 또 자기 밑에 수직적인 하수인들을 두어 신도들을 관리하고자 한다.


교회 자체도 하나의 공동체라기보다 커다란 단체의 지부(支部) 정도로 자리매김하고, 공동체가 아닌 건물 자체를 교회라고 생각한다.


종교적으로 가장 큰 문제는 목사가 잘못된 방향으로 인도했을때, 목사가 죽음이나 수형(受刑) 등의 이유로 교회를 관리할수 없을때 그 공동체가 유지되지 못한다는 점이다.


얼마 전에 테우다스가 나서서, 자기가 무엇이나 되는 것처럼 말하였을 때에 사백 명가량이나 되는 사람이 그를 따랐습니다. 그러나 그가 살해되자 그의 추종자들이 모두 흩어져 끝장이 났습니다. 그 뒤 호적 등록을 할 때에 갈릴래아 사람 유다가 나서서 백성을 선동하여 자기를 따르게 하였습니다. 그러나 그가 죽게 되자 그의 추종자들이 모두 흩어져 버렸습니다.

πρὸ γὰρ τούτων τῶν ἡμερῶν ἀνέστη Θευδᾶς λέγων εἶναί τινα ἑαυτόν, ᾧ προσεκλίθη ἀνδρῶν ἀριθμὸς ὡς τετρακοσίων· ὃς ἀνῃρέθη, καὶ πάντες ὅσοι ἐπείθοντο αὐτῷ διελύθησαν καὶ ἐγένοντο εἰς οὐδέν. μετὰ τοῦτον ἀνέστη Ἰούδας ὁ Γαλιλαῖος ἐν ταῖς ἡμέραις τῆς ἀπογραφῆς καὶ ἀπέστησεν λαὸν ὀπίσω αὐτοῦ· κἀκεῖνος ἀπώλετο καὶ πάντες ὅσοι ἐπείθοντο αὐτῷ διεσκορπίσθησαν.
— 『사도행전』

목사에게 의존하는 신앙은 반드시 타락할 수밖에 없다는 당연한 진리(!)를 이제 모든 그리스도인들이 가슴에 새겨야 한다. 목사가 ‘왕처럼’ 군림하는 교회에 예수는 없기 때문이며, 예수가 없는 교회에 구원은 없기 때문이다.


이런 문제점을 기독교 내부에서 오래전부터 알고 있었기 때문에 평등한 공동체를 추구하는 많은 시도가 이루어졌다. 그러나 우리 사회에서 그런 교회를 보기란 매우 어렵다.


이런 문제에 상대적으로 철저한 것은 카톨릭이다. 카톨릭은 신부보다는 지역주민들 중심으로 교회를 유지하고 있으며, 로마 교회를 정점으로 한 피라미드 구조를 가지고 있지만 억지스러울정도로 하나의 공동체임을 강조하고 또 그에 맞춰 행사를 한다.


돌이켜보면 카톨릭, 정교회, 동방교회의 분열이 권력 다툼이기도 했겠지만, 그 중심은 한 권력자의 헤게모니 싸움이 아니라 교회 조직 간의 경쟁이었다는 점이 우리 사회에서 빈번하게 이루어지는 개신교의 이합집산과는 다른 면을 가지고 있다.


교리에 있어서도 기적을 경험하는 것보다 공동체 내부에서 친교를 하는 것이 기독교에서 중요한 요소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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