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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도편추방제

kabbala 2015.02.10 11:25

사회 시간에 민주주의의 기원은 ‘도편추방제’(ostrakismos)라고 배웠다.


우리 사회에 한 1000명쯤 지탄을 받아 마땅한 사람들이 있다면, 나머지 4천9백9십9만9천명이 투표를 해서 이 1000명의 권리를 제한할 수 있는 것이 민주주의의 본래 모습이다.


이 1000명이 진짜로 나쁜 사람인지, 그냥 단순히 4천9백9십9만9천명의 취향에 맞지 않는 것인지 순간적으로 선동을 당해 4천9백9십9만9천명이 판단력을 잃은 것인지는 중요하지 않다. 민주주의는 이성이 아닌 군중의 감정 표출 수단이다.


4천9백9십9만9천명이 투표 절차를 밟는 것에는 매우 큰 비용이 들어가고, 중간 과정에서 절차적인 문제에 봉착할 가능성도 있으므로, 개인이 판단하기에 절대 다수가 찬성할 것이라고 생각되는 일에 대해서는 편법을 써서 1000명에게 불이익을 주려고 할 수도 있을 것이다.


꼭 사람을 대상으로 하지 않더래도, 예를들어 사회를 혼란시킬 수 있는 정보가 유출되어 모두가 경제적 손실을 입거나 정신적 충격을 받을 수 있다면 그 정보를 막으려고 하는 사람도 있을 수 있다. 소설에서 몇번 본 거 같다.


여기에 따르는 윤리적인 문제 때문에 기계적으로 법을 지켜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도 많다. 그러나 다수의 이익과 관련되어 있는데 누가 굳이 절차를 따지려고 할까.


설령 절차를 따른다고 해도 불이익을 주는 시간이 조금 늦춰지는 정도일 수도 있고, 법의 테두리 안에서라도 사회가 소수를 외면한다면 오히려 법이 없는것보다 못할 수도 있을 것이다.


이런 문제들 때문에 인류에겐 법을 초월하는 윤리적 가치를 강조하는 이중적인 태도가 오래전부터 있어왔다. 그러나 또 많은 경우에는 이 초월적인 윤리와 법이 합쳐져 사람들을 더 괴롭히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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