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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

『계율학 개론』

kabbala 2014.09.26 09:24
한국 불교에서 가장 미흡한 부분이 난 계율이라고 생각한다.

불교의 다른 수행법들은 번잡하고 올바른 지도를 받기가 어렵다. 그러나 계율은 일반 사회생활에서 쉽게 떠올리고 지킬 수 있다.

예를 들어 다른 생물의 목숨을 빼앗아야 하는 순간, 불살생이라는 불교의 계율을 떠올리지 않는 한국 사람이 있을까? 더 나아가 학교에서 배운 살생유택이라는 말도 떠올려 살생이 과연 옳은 것인지 한번 더 생각할테고, 피치못할 사정으로 생명을 죽인 후에는 염불을 외울 것이다.

이런 계율들이 사회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은 아닐까? 일반인들도 귀기울일 만한 불교의 계율이 또 있지는 않을까?



戒(śīla)는 본래 불교 성립 당시 브라흐만교, 자이나교의 일반 수행자들이 지키던 범인도적인 것이며, 불교에서도 그것을 수용한 것에 지나지 않는다. 律(vinaya) 또한 본래는 자이나교에서 종교적 규율로 인식되고 있던 것인데, 그 후에 각 종교에 수용되었다. (17쪽)

숫타니파타와 니까야에 나오는 초기 불교 서계는 4계. 바라문교와 동일한 내용. 자이나교도 동일. 여기에 불음주가 더해져 5계가 되는데, 자이나교도 내용이 다른 하나(비소유, aparigraha)를 가진 5계를 지킴.



책을 읽으면서 불교 계율에 대해 리뷰를 할 수 있어서 너무 좋으나, 한편으로는 계율에 관한 저자의 관점이 너무나도 통속적이어서 눈살이 찌뿌려진다. 이게 그냥 우리 불교와 사회의 한계인 거 같다.

용어 통일이 되어있지 않다는 것도 단점이다. 앞페이지에서는 ‘沙門果經’(29쪽)고 했다가 바로 뒷페이지에서는 ‘사마나빨라숫따(Sāmāññaphala-sutta)’(30쪽)라고 한다. 이런게 꽤 있음.

아니 더 문제인게, 인용은 한글로 되어있는데 주석을 보면 원서로 되어있음. 본인이 다 번역한건가?



목차와 각 장의 도입부를 보면 계율의 발달 과정을 구체적으로 적시할 듯 하지만, 내용은 전혀 그렇지 않다. 사실 이건 대학자에게도 힘든 일일 것이다.

그리고 계율만 전문적으로 파도 지면이 아까울텐데 너무 많은 분량이 불교에 대한 개설로 채워져있다.



석가모니를 보면 기존 종교를 용인하면서도, 아주 조금씩 다른 개념을 집어넣는다. 이걸 어떻게 봐야할까? 불교의 특성일까?



이런 중구난방인 책은 독자를 누구로 생각하고 썼을까? 내용상 아마도 예비승려(?)일 것 같다.

만약 내가 쓴다면 어떻게 써야할까? 승려들은 실제로 이 규칙들을 지켜고 판단해야 할 사람들이기 때문에, 마치 법률서적들처럼 중심이 되는 계율과 판례, 개념을 차례로 정리해나가야 실생활에 도움이 될 것이다. 불경은 일일이 넣어서 지면을 낭비할 것이 아니라 한글대장경으로 일원화시켜서 참고서적으로 제시하면 될 것이다.

일반인들을 위해서 쓴다면? 역사적인 내용을 간략하게 정리하면서 주요 계율을 소개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그냥 불경 복붙이지 전체를 어떻게 보구 구성해야 할 것인지에 대한 개념이 없다.

뒤집어서 말하면 그간 불교의 계율은 그냥 지키는데 의의가 있었던 것이지. 그것의 의미에 대한 연구는 없었던 셈이다.



욕은 했지만 모르는 내용이 많으니 겸허히 읽어야 겠다.

의미 같은건 뒤 4, 5장에 나오네(;). 이게 앞에 있었으면 더 좋았을 거 같다.



조금만 더 좋은 참고서가 있으면 좋을거 같다. 중복되는 계율들을 정리해서 전체적인 계율들을 알 수 있게 해주는 거랑.(그럼 거의 무슨 법전처럼 되겠네.) 실제 경전들에 대한 해제들.



책 제목을 잘못 적은 것들이 여전히 눈에 거슬린다. 모르는 사람들에게는 오정보를 전할 거 같다.



* 목정배가 쓴 『계율학 개론』(합천: 장경각, 2001)을 읽고 쓴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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