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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문과 중국고전

맹자

kabbala 2014.07.29 05:59
맹자는 말빨 하나는 기가 막히다.

어렸을 땐 경건한 유교 경전의 장광설로 여겼는데, 지금보니 대화들이 범상치 않다.

대화들이 그냥 시작되는 것이 아니라 상대 말에 맞춰 시작하고 대화 구성이 하나의 작품이다.

어떻게보면 왕에게 공격적으로 했던 말도 자기PR+충격요법의 전략적인 선택이었던 것처럼 보인다.

『맹자』는 맹자가 다 논쟁에서 이긴 것처럼 편집되어 있지만 가만히 생각해보면 맹자가 분명 실수를 했다고 볼만한 부분도 분명히 있다.

하지만 역시 화려한 말빨로 다 커버친다. 『논어』를 생각해보면 분명 ‘교언(巧言)’이라고 할 수 밖에 없다. 그리고 공자는 자기 잘못을 잘 인정하고 뉘우친다. 복잡하게 철학적 의미를 부여해 변호하지 않는다.

어쩌면 이게 전국시대를 살아가는 지식인의 전형이었을 수도 있다. 간단하고 수수한 말 몇마디로 정책 제안을 하고, 선비 몇명이 솔선수범으로 분위기를 전환하는 시대는 이미 지나간 것이다.

『맹자』에 등장하는 맹자를 비방하는 사람들도, 결국엔 그가 말만 잘하는 사기꾼임을 지적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논어』나 『춘추』의 인물 비평이 전인적인 성품과 행정능력을 평가하던 것과도 많은 차이가 있다. 맹자의 제자들도 스승의 행동의 모순을 묻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맹자』에 나오는 인물 평가도 매우 계량적이다. 벼슬의 높낮이보다 연봉 얼마 받았느냐가 까놓고 나온다. ‘연봉 10억도 받았었는데 1억 부르는데 가겠냐’(辭十萬而受萬)

아주 연봉협상 밀당의 귀재고, 있는 척을 통한 자기 브랜드 가치 유지에 심혈을 기울였다.

그런 면에서 맹자는 확실히 자기중심적이다. 그가 어려서 어머니의 과보호를 받았다는 전설과도 통하는 거 같다.

맹자의 이런 행동양식이 일반적인 유세객들과 다른 점이 있는데, 그럼에도 실무를 맡는 벼슬은 사양했다는 것이다. 그냥 컨설턴트만 하려고 한다.

이게 맹자가 개발한 새로운 비지니스 모델일 수도 있고, 혹은 젊어서 행정을 해보니 적성에 안 맞아서 그런 걸 수도 있고, 아니면 그의 철학적 귀결일 수도 있다. ‘왕의 스승’이 되겠다는 것.

그런데 성인은 누구나 될 수 있다고 하면서, 패왕의 스승은 오직 자기만이 될 수 있다고 믿었던 거 같다.

『맹자』에는 ‘악’(樂)에 대한 논의를 찾기 힘들다. 이 역시 의례나 음악으로 뭐 어쩔 수 없는 전국시대 상황을 반영하는 거 같다. 맹자가 시서(詩書)에 능하다는 말은 음악과 수레몰기는 좀 약하다는 말을 애둘러 표현한 것 같다.

어떻든 간에 공자가 직접 봤다면 별로 좋게 생각하진 않았을 거 같다. 맹자가 공자의 직접적인 후계자라고 하기에는 좀 다른 면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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