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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문과 중국고전

『묵경』(3)

kabbala 2014.05.02 20:06


- 솔직히 무슨 얘긴지 모르겠다. 지난 글에서도 말했듯이 『묵자』를 쉽게 읽으려면 『도덕경』처럼 2천년의 세월과 그만큼의 축적된 연구가 있어야 한다는 생각이 자꾸 든다.

- 이 역시 지난글에도 썼듯이 이 책은 『묵자』의 번역서가 아니다. 열악한 부분은 그냥 토를 달아놓은 정도의 해석. 『묵자』를 읽고 싶은 사람은 이 책을 보지 않길 권한다.(권할 만한 다른 번역서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 계속 읽어가다보니 역자가 『묵자』 전체를 어떻게 끌고나가야 겠다는 아이디어가 없다는 느낌이 든다. 손이양(孫詒譲)이 너무 유교적인 해석을 해서 답답하게 느꼈는데, 계속 읽어나가다보니 손이양의 일관성이 빛나 보인다.(물론 해석은 한눈에 봐도 틀린 곳이 많지만)

- 내용 전체를 아우르는 정확한 해석을 못하겠으면 결국 출판도 고전적인 형식으로 돌아가 겸허하게 『집주』(集註) 같은 형식으로 책을 내는게 인류 학문 발전에 도움이 되는 거 같다.

- 『묵자』의 내용은 일단 통일된 학설로 봐야 할텐데, 그 통일된 학설이 무엇인지에 대한 또렷한 인식과 방향성을 역자가 가지고 있지 않다보니 해석에 일관성이 없고 의미 파악도 어렵다. 그러고보면 오히려 오강남 처럼 자기 종교관을 견강부회하는 게 일반 독자 입장에서는 책을 읽는 가치가 있다는 점에서 더 나을 수도 있다는 느낌이 든다.(물론 해석은 틀리겠지만)

- 널리 알려져있듯이 『묵자』는 마치 근대 서구 과학 문명이나 고대 그리스 철학처럼 해석하고 싶은 강한 유혹을 주는 부분이 많이 있는데, 전체적인 조명 없이 그렇게 해석하는 것은 쓰레기를 생산하는 일이다. 이 책에도 양계초(梁啓超)의 그런 식의 해석이 자주 언급되는데, 역시 좀 비판적으로 볼 수 밖에 없다.

- 읽으면서 『도덕경』을 떠올리게 하는 부분도 많았는데, 공부가 얕은 나의 느낌일 뿐인 것인지 역자는 별 언급이 없다.

- 전체적으로 중공의 학문 영향을 많이 받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한자가 우리나라에 수입된지 2천년이 넘었지만 독자적인 학문으로 발전하지 못하였다는 것이 아쉽다. 2천년 동안 못한거 보면 그냥 그게 우리의 한계인 거 같기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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