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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

『기생충 제국』(2001)

kabbala 2012.03.22 10:04



- 『(우리 몸은) 석기시대』에서 기생충이란 키워드를 얻어 빌렸다.

- 체체파리에 물리면 걸린다는 수면병이 단순히 졸립게 만드는 낭만적인 병이 아니라 사람의 목숨을 뺏는 무서운 병인 줄 몰랐다. 사람 뿐 아니라 가축들도 이 병에 걸리는데, 원래 발병 지역은 사람이 잘 살지 않았던 것을 서구 식민지화 하면서 사람들을 몰아 넣어서 더 창궐하게 되었다고 한다. 한때 치료법 개발 등으로 사라지나 했으나 아프리카의 정치 불안정 때문에 정책이 실행되지 못해 다시 늘어났다고 한다. 지구 다른 편에선 이렇게 죽어가는 사람들이 수백만씩 있다는 것이 여러 생각을 하게 만든다.

참고: http://fiatlux.egloos.com/5092371

수면병은 세균성(세균도 기생충과 비슷한 거 아닐까 하고 저자는 의문을 제기한다)이 아니라 단세포 기생충(?)에 의한 것이다. 세포를 파고 드는데, 면역 체계가 작동하여 사람을 붓게 만든다. 이게 뇌에서 까지 일어나서 사람을 잠들게 만드는 거다. 물론 면역 반응 때문에 파동면모충(트리파노소마)가 죽는 건 아니다.

- 더이상 과학적 발견을 할 게 없을 것만 같은 이 시대에, 열대의 기생충이라는 박물학과 생물학의 미지의 세계가 있다는 것이 놀랍다.

- 소설 『개미』에서 숙주에게 먹히기 쉽게 개미를 풀 위로 유도하는 기생충 이야기를 들었을 땐 신비하다 못해 철학적인 상상의 나래를 폈는데, 알고보니 기생충들의 생활은 다들 신비하다. 창형흡충 얘기는 그냥 일반적인 수준의 기생충 생태.

참고: http://news.docdocdoc.kr/2029?category=13

- 면역체계는 어떻게 그 많은 종류의 공격에 대한 정보를 일일이 기억하는가? 흥미로운 주제다. 어쩌면 컴퓨터에 응용할 수 있을 지도 모른다.

- 중국 고전 몇 구절이 생각난다. 옛 사람들도 기생충에 대한 이해가 분명히 있었을 듯.

시경의 '螟蛉有子蜾蠃負之'와 달팽이 위에 지었다는 집 이야기.

- 기생충(?)이 워낙에 광범하게 영향을 미치다보니, 어쩌면 생물 진화의 과정은 용불용설이 아니라 기생충과의 상호 작용을 통해 이루어진 것이 훨씬 클 지도 모른다.

미토콘드리아 같은 것도 기생충이 진화를 가속화시킨 예의 하나일 수도.

- 인간의 몸을 전일적으로 이해해야 한다는 주장들은 복잡한 인간 체내의 다른 생명체들이 이루는 균형을 설명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을 수도 있다.

- 책 내용이 재미있어서 주위사람들에게 얘기를 꺼내면 다들 흥미는 있는데, 기생충 얘기는 그만하자고.

- 기생충은 당연히 생태계에도 영향을 미친다. 약한 개체가 먼저 잡아 먹히는 게 아니라 기생충에 걸린 개체가 먼저 잡아 먹힌다던가. 바다 속의 박테리아들이 기생충 때문에 개체수가 적어져서 물고기들의 먹이가 줄어든다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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