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가 삼국지연의에서 느끼는 매력 |
조조와 제갈량은 모두 법가 스타일의 통치자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적용에는 차이가 있다. - 조조: 새로운 법을 자세하게 만든다. - 제갈량: 전통을 바탕으로 법을 간략하게 만든다. - 조조: 법에서 자기는 언제나 열외. - 제갈량: 읍참마속. 조조는 초법적인 아주 나쁜 법가인 셈. - 조조: 황제는 허수아비. - 제갈량: 황제를 극진히 대함. 법가에서 황제는 아무것도 하지 않는 존재다. - 조조: 많은 수의 책사를 두고 있으나 말을 듣지는 않는다. 자기가 전쟁하고 있는 동안 성을 잠깐 맡겨놓을 도구일 뿐. - 제갈량: 지방 세력들을 잘 구슬리고, 또 그들의 도움을 받는다. - 조조: 내부에 첩자를 두어 감시함. 외부 정보는 돈으로 샀다가 낭패 보는 경우가 있음. - 제갈량: 내부는 엄한 규율과 여론 조작으로 다스림. 대신 외부에 첩자를 보냄. 여기서 얻은 정보가 전투 승리에 큰 도움이 됨. 내 생각에 연의의 저자는 법가의 이런 성질을 분명히 염두에 두고 글을 쓴 거 같다. 읍참마속을 클라이막스에 배치한 건 법가의 모순을 드러내기 위한 장치인 거 같다. 2. 제갈량의 전술 연의를 여러번 읽은 사람도 제갈량이 왜 전투에서 이기는지 파악을 못하는 경우가 많다. 보통 마술과 블러핑을 써서 이기는 걸로 이해한다. 그리고 대부분 정사에는 없는 얘기다. 그래서 제갈량 안티가 되고 조조빠가 된다. 적벽대전을 눈대목으로 여기는 이유도 규모가 크고 전황을 가르는 중요한 전투이기도 하겠지만, 제갈량(과 주유)의 전략이 한 단계씩 묘사되는 구체성과도 관련이 있다. 내 생각에 제갈량의 전술은 지금의 게릴라전에 가까운 거 같다. 병력을 나눠서 파상적인 타격을 준다. 그래서 언제나 이길 수 있었던 거 같다. 직접 별동대를 몰고 다니던 조조와도 비교되는데, 조조의 경우는 전술상의 특이점이 없는 병력의 집중인 거 같다. 조조도 동탁의 대군을 이긴다. 그런데 삼국지에는 제갈량이 대규모 정규전이나 수성전을 이끄는 장면이 잘 안 나온다. 초반에는 거점이 없고, 후반에는 패전만 한다. 연의의 저자는 분명히 이런 제갈량 전술의 장단점을 구체적으로 파악 하고 글을 쓴 거 같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