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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

한옥의 멋

kabbala 2011.11.24 18:22
집은 기후에 따라 변한다. 여름이 더운 일본 중부의 전통 가옥은 더위를 피하기 위해 앞뒤로 큰 문을 내 바람이 잘 통하게 되어있고 바닥은 띄우고 목재를 단열소재로 사용한다. 겨울이 추운 중국 북부의 집은 벽돌로 둘러 쌓고 창은 작게 낸다.

한옥은 어떤 기후에 맞춰 만든 것일까? 내 경험으로 한옥에서 쾌적한 시간을 보낼 때는 여름 저녁 시원한 바람이 불어올 때 정도인 거 같다. 더위를 피하는 거 치고는 문이 작고, 추위를 피하는 거 치고는 문이 크다. 대체 어떤 기후를 염두에 두고 디자인 한 것인지 모르겠다.

온돌 역시 『열하일기』 이후로 아무런 발전이 없다. 아랫목은 장판이 탈 정도로 뜨겁고, 웃목은 차가운 돌 그대로인 것이 한옥의 멋일까?

한옥의 이런 디자인 컨셉은 현대에도 그대로 이어진 거 같다. 일반적인 주택이나 아파트(30평대?)는 모두 베란다를 한쪽으로만 낸다. 그래서 여름엔 바람이 많이 통하지 않는다. 반대로 겨울엔 한쪽 면을 차지하고 있는 창 때문에 난방 효율이 떨어진다.

이렇게 현대에 까지 이어지는 한옥의 디자인 컨셉을 굳이 말하자면 편안함 아닐까. 뒤는 막혀있고 앞은 뚫려 있는 원초적인 편안함. 그 자리에 앉아서 다른 사람을 내려다 볼 수 있는 권력적 기능성. 우리는 냉난방 효율보다 이것을 중시하는 사람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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