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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

『새크리파이스』(2007)

kabbala 2011.09.10 22:21


1.

이런 자덕 전용 소설을 봤나…

몇군데 오류는 작가가 경험이 아닌 취재와 상상으로 썼음을 알 수 있게 해준다.

- 경기 중엔 장갑을 끼는데 핸들이 땀에 젖는다.
- 물통을 잡은 손으로 자동차가 밀어줄 수는 없다. 이건 뒤쳐진 선수 잠깐 끌어주는 기술(?).
- 감독이 아무런 지시없이 선수를 내보냄.

하지만 로드바이크 경기의 여러 흥미 요소와 정보들을 적절하게 잘 배열했다. 아주 교과서적인 작품.

전문적인 요소들에 대한 설명이 약간 부족해서 자전거에 관심없는 독자에게는 읽기 힘들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지만, 일본이나 한국내 판매량을 보면 전문적인 서술과는 무관하게 인기가 있는 거 같다. 물론 작가가 기본적으로 인기 작가이긴 함.

2.

일본 소설의 전형성 같은 걸 느끼게 한다.

등장인물들의 짧은 대사와 주인공의 긴 독백으로 진행되는데, 인물들의 대사는 사건에 대한 ‘정보’를 전달한다기보다 ‘태도’나 ‘분위기’를 전달한다. 거기서 발생하는 문제도 결국 인간의 감정에 의해 일어난다.

주인공은 아주 쉽게(어렵게 묘사되지만) 작은 실마리를 찾아 문제를 착착 해결한다. 그리고 해결 후에는 남겨진 흑막 내지는 반전이 숨어있다.

또 프로패셔널리즘(?), 일본의 장인주의(?) 같은게 굉장히 중요한 요소.

만화 『명탐정 코난』 같은 걸 생각하면 될 것이다. 작가가 모교에서 교수를 한다는데 이해가 감.(한국의 문창과 교수들은 학생들에게 가르칠 전형적인 창작술이 없는 거 같다)

그런데 이런 일본식 감정은 한국과 한없이 유사하다가도 결정적인 부분에서 이질감을 느끼게 한다.

이 작품의 경우 후배 둘 밀어주려고 팀 에이스인 선배가 자살을 한 것과 같은 정황을 보여주는데, 한국에서는 높은 자리에 있는 사람이 뇌물 받고 자살하는 거 말고는 사실 상상하기 어렵다.

세계대회에 출전하기 위한 열정으로 상습적으로 도핑을 한다는 설정도 이해가 쉽진 않음.

3.

한국에서 통용되는 자전거 용어를 전혀 찾아보지 않은 역자의 노고에 찬사를 보낸다.

자전거 커뮤니티의 글들을 보면 ‘로크’(ロック)라는 말에 이질감을 느끼는 사람이 많은 거 같다. 결정적인 순간에 등장하는 말이라서 더욱 그런 듯.

‘세계관의 확장’이라고 하는 역자후기도 아스트랄하고, ‘미담’은 아니라고 강변하며 ‘산뜻한 여운이 남는 작품’이라고 결론지은 것도 뭔소린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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