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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자치부는 2008년부터 도입할 새 전자주민증에 한글 성명과 영문 성명을 함께 표기하도록 했다. 영어가 국제어로 인정받고 있는 현실에서는 당연한 결과다. 그러나 영문 이름을 표기할 통일안이 없다는 점이 우리 영어교육의 또 다른 문제점이다. 2000년 7월 문화관광부에 의해 개정된 현행 ‘국어의 로마자 표기법’은 영어를 기준으로 하지 않고 일본식 로마자표기법을 따라 표기하도록 해 현실과 너무 동떨어져 있다. 문광부 표기법에 따라 ‘강(Gang), 방(Bang), 순(Sun), 숭(Sung), 손(Son), 선(Seon)’으로 표기하면 영어를 이해하는 사람들은 ‘갱, 뱅, 선, 성, 선, 시온’으로 발음하게 된다. 반면 영어를 배우는 학생들은 ‘강, 방, 순, 숭, 손’으로 읽게 된다. 이런 현실은 우리 영어교육에 커다란 방해 요인이다.

원인은 영어를 국제어로 인정치 않는 일부 언어학자와 어문규정을 관장하는 국립국어원의 편향된 자세 때문이다. 그러나 영어의 국제어 지위를 인정치 않고, 로마자를 사용해 만든 ‘인공 언어’인 에스페란토가 유럽연합의 공식언어로 사용되는 것을 25개 회원국 모두가 환영하지 않는 현실을 우리는 직시해야 한다. 일본인 시오노 나나미가 쓴 ‘로마인 이야기’에 따르면 지성·체력·기술력·경제력에서 다른 민족보다 약했던 로마가 마지막 승자로 남아 번영했던 것은 유연성과 개방성 때문이다. 영어의 국제어 지위를 인정하지 않는 배타성과 폐쇄성은 결국 국가 경쟁력을 약화시키고, 한글의 세계화에 걸림돌로 작용한다. 새 주민증이 사용되는 2008년 이전에 국제적으로 인정받는 영어를 기준으로 한 인명용 표기를 제정해 한글의 세계화와 국민의 영어교육에 도움이 되도록 해야 한다.

— 양병선(전주대 영미언어문화전공 교수), 2006년 4월 25일자 중앙일보<http://article.joinsmsn.com/news/article/article.asp?ctg=11&Total_ID=2273784>

영어주의자(?)들이 흔히 주장하는 특성들이 좀 보이는데, 우선 미국식 영어 발음이 아닌 것은 ‘일제의 잔재’라는 주장. 두번째로는 어문학 관련 교수라는 타이틀과 걸맞지 않게 인용한 근거가 외국의 대중소설 정도라는 거, 게다가 영어 작품도 아님. 유럽 연합이 마치 에스페란토를 멀리하고 영어를 공용어로 채택한 듯한 인상을 풍기는 성동격서는 양념. 아니 그보다 에스페란토와 한국어 로마자 표기법이 무슨 연관이 있는지?

이런 식의 주장은 결국 상용 미국 영어와 100% 호환되는 한글 표기법을 사용하자는 것으로,(구현 가능한 일이라고 보는 거 같다) 전통적인 매큔-라이샤워 표기법의 사용을 옹호하는 것과도 또 다르다.

전주대는 1964년 설립된 기독교 대학으로, 양병선 교수는 2009년 9월 국어심의회 위원으로 위촉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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