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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장

서문과 1장에 저자가 왜 야쿠자에 관심을 갖게 되었는지 나온다. 우선은 자신의 아버지가 야쿠자 보스(寺村組 組長)였고, 고등학교와 대학 시절에 사회주의의 영향을 받았는데, 운동권 학생들은 야쿠자를 업신 여겼다. 스도 히사시(須藤久) 감독이 쓴 『破邪顕正の浪曼』(1974)에 등장하는 꽃집을 습격하는 전공투와 건물을 지키는 야쿠자의 이야기에서 상징적으로 표현된다. 이렇게 야쿠자는 정신적으로 우익과 한통속이 된다. 한국에서도 뭔가 이에 비견될만한 이야기가 있을 법 하다.

저자는 야쿠자를 어느 시대에나 존재했던 아웃사이더로 본다. 물론 정확히 그것이 아니라며 ‘근대 야쿠자’와 구별짓지만, 결국은 가부키모노(カブキ者), 마치얏코(町奴)가 ‘단속적으로 전승’된 것이라 말한다. 바쿠토의 활동 기반이던 도박 역시 인류의 보편적 특성으로 설명한다.

그러나 ‘근대 야쿠자’는 인류의 보편적 역사 속에 존재했던 조직이 아니다. 권력과 밀착된 특이한 현상이며, 사실 고전적인 ‘의협’과도 거리가 있다. 한국에서도 ‘국부’ 이승만이 키워주기 전엔 조직 폭력배가 없었다. 지역적인 깡패와 주먹이 있었을 뿐이다.

1장의 역사에 관한 내용들은 전반적으로 저자가 서두에 언급한 오가타 쓰루키치(尾形鶴吉)의 『本邦侠客の研究』(1933), 이노 겐지(猪野健治)의 『ヤクザと日本人』(1993) 등의 내용을 취사선택해서 언급한 거 같다. 이 책들을 직접 보는 게 좋겠다.

영화나 만화에 야쿠자가 자주 등장하고, 한국에서도 조폭 영화가 유행하면서 야쿠자는 익숙한 대중문화의 아이콘 중 하나가 되었지만, 정작 정확히 그것이 무엇인지는 우리가 잘 모른다. 최근에 나온 관련 서적은 이 책 하나 정도인데, 이 책을 읽어보니 인터넷에 유통되던 관련 정보들이 야쿠자를 우호적으로 다룬 바로 이 책에서 비롯된 것이 많았다는 걸 알 수 있었다.

2~3장

에도 시대 ‘근세’ 야쿠자에서 ‘근대’ 야쿠자가 탄생한 배경을, 특정 조합 운동과 근대화된 항만의 하역 노동자 조합, 직업 소개소 등에서 찾고 있다. 그러나 정확한 탄생 순간을 포착한 것은 아니다. 1945년생인 저자가 1920년대의 ‘인상’을 추억하기도 한다. 저자의 아버지가 어떻게 야쿠자를 이끌게 되었는지 그 과정을 세밀하게 보여주면 좋겠으나, 철거일을 하면서 그리되었다고 개인사를 수줍게 고백하듯 간단하게 언급하고 넘어간다. 야쿠자는 이렇게 우리가 모르는 사이 자연스럽게 생긴 것일까? 그러나 그렇게 보기에는 너무나 구체적인 인물들과 과정이 등장한다.

야쿠자의 관계에 대해서는, 농촌에 소작 관련해서 있었던 오야카타-고카타 관계를 언급한다. 이런 관계가 직능 조합이나 도제 관계에서도 성립되었다고 한다. 한국에는 노동자를 헐값에 장기간 노동시키고 마구 잘라버리는 전통이 있는데, 어쩌면 일본의 야쿠자식 관계에서 연원한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조선 말의 풍경을 생각해보면 이런 노동 착취를 하면서도 부끄러운줄 모르는 문화는 분명 근대화 과정에서 생겼을테니 한번 조사해볼 만한 일인 거 같다.

저자도 구분하긴 했지만, 이러한 관계는 같은 시기 발달한 수평적인 노동 조합원 간의 관계와 대치된다. 어쩌면 ‘전통’ 운운 하지만 남을 착취하려는 반근대적 욕망이 일본과 한국에서 그런 노사관계를 만들어냈을 수도 있다. 이런 부분들이 좀 흥미있긴 한데, 전반적인 내용이 야쿠자를 미화하는 저자의 추억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객관적인 자료를 따로 찾아봐야 할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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