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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언제 밥 먹은_ 모르겠다.
  • 언제 밥 먹을 모르겠다.
제 한국어 감각으로는 어쩐 ‘지’는 시간을 나타내는 ‘때’와 비슷한 의미의 의존명사로 느껴집니다만, 표준어 문법에서는 이걸:

(1) 과거의 의미로 쓰일 때는 (영어의) 현재완료형 의미를 가지고 있는 의존 명사로 봅니다. 그러니까 과거의 특정 시점부터 현재까지 쭉 밥을 안 먹고 있는 (영어의) 현재완료라는 거죠.

그러나 이런 설명에도 저는 여전히 영어의 ‘any’와 같은 느낌으로 받아들여집니다. ‘과거의 어떤 시점에서도 난 밥을 먹지 못했다’는 뜻으로요. 이렇게 받아들이면 안 되는 걸까요;;; ‘언제 밥을 먹었나 모르겠다.’와 별 의미차이도 없고요. 오히려 경험의 뜻 아닐까요?

‘그가 죽은 지 오래되었다.’ 같은 문장에서는 현재완료형 느낌이 나기도 합니다만, 이 역시 과거의 특정 시점과 현재와의 간격이 멀다는 뜻으로 이해할 수도 있다고 봅니다.

’얼마나 오래 살았는 지 모르겠다.’ 같은 문장에서도 현재완료 느낌이 듭니다만, ‘얼마나 오래 살았나 모르겠다.’와 거의 같은 의미를 가지고 있는 걸로 봐서 현재완료보다는 품사의 변화(?) 용도가 더 강하지 않나 하는 상상도 해봅니다;;;

영어의 현재완료 개념을 억지로 꾸겨넣고 있다는 인상도 듭니다.

(2) 미래의 의미로 쓰일 때는 가능이나 추측을 나타내는 어미 ‘~ㄹ지’가 붙은 것로 봅니다. 즉 이 경우엔 동사의 변화로 보고 붙여쓰기 하는 거죠.

하긴 ‘밥 먹을 때를 모르겠다’와는 약간 다른 뉘앙스를 가지고 있긴 합니다. 그런데 그렇다고 어미로만 보기는 좀 어색한 면이 있죠. 이런 문제에서 전문가들은 한국어의 특수성을 발명해내려고 하기보다 일반적인 문법으로 정리하려 하는 거 같습니다. 부족한 개념은 외국어(영어) 문법에서 차용하고.(근대 국어의 역사는 차용의 역사인 듯;;;)

‘어떻게 해야할지요’ 같은 문장에서는 확실히 어미라는 느낌이 들기도 합니다만 이 경우에도 ‘어떻게 해야할까요’와 대비되는 일종의 존대말 비슷한 느낌이 듭니다.

나 같은 사람을 불쌍히 여긴다면 띄어쓰기에 대한 관용도를 최대한 높이는게 표준어 문법이 나아가야 할 길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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