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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에서 우연히 본 (좀 재미있어 보이는) 영어책 두 가지:

1. 『가짜영어사전』(현암사, 2000/2006)



번역가로서 뿐만 아니라 『글쓰기 만보』로 문필가로서도 대중적인 인기를 얻은 안정효가, 일상 생활에서 자주 쓰이는 영어처럼 보이지만 영어(미국어)에는 없는 말을 모아 사전으로 만든 것. 예를 들면 ‘pizza house’라는 말은 영어에 없고 ‘pizza parlor’라는 말을 많이 쓴다. 이런 식.

심심풀이 우스개로 만들었겠거니 하고 봤는데, 두께부터 장난이 아니고 내용도 이걸 대체 언제 수집했나 싶게 꼼꼼하다. 분명히 번역 작업을 하는 틈틈이 상당 분량의 메모를 해두었음에 분명하다. 사실 외래어가 실제 사용되는 외국어인지 확인하려면 국어사전을 찾아보면 쉽게 확인할 수 있다. 그럼에도 굳이 이런 책을 쓴 건 뭐랄까 번역가의 눈으로 나는 세상을 이렇게 봤다고 외치는 것이랄까. 아닌 게 아니라 작가의 훈계가 그득하다.

출판사는 이걸 영어학습서라고 보도자료를 냈던데, 나름 전통있는 회사가 장사하자고 쇼하는 거 같아 좀 우습다.

2. 『고종석의 영어이야기』(한겨레신문사, 1998/마음산책, 2006)



고종석이 파리 유학가서 언어학을 배우긴 했던 거 같은데, 이 책은 그냥 한국에 앉아서 써도 되는 어원 설명이 약간 가미된 영어 단어장 같은 거다. 그것도 그나마 타겟이 불분명하고, 수록 단어도 적은 편이어서 영어 점수에 목메다는 한국의 독자들이 선택할 지는 미지수다. 사실 이 정도의 어원 설명 같은 건 시중의 보캐블러리 책 봐도 나온다.

고종석이 한국에서 지식인으로 꽤 이름을 얻었는데, 장사하려고 영어학습서 쓴 거 같아서 참 찜찜하다. 그것도 자기가 예전에 영어 공부한 걸 밑천으로 썼으니 뭐 새로움도 없다.

개정판을 내며 그림도 나름 네임밸류있는 이우일로 새로 깔았는데, 출판사에서 영어학습서 장사하려고 기획 한번 해봤구나 하는 느낌.



책을 직접 본 건 아니고 최근에 EBS에서 방송하던 이택광의 『영단어 인문학 산책』(난장이, 2010) 광고를 봤는데, 이것도 좀 뻘짓하는 느낌이다. 고종석이나 이택광이나 한국에서 좌파연하는 사람들인데 언제까지 시골에서 서울 구경한 거 얘기만 하고 언제까지 입시 영어 시장에 숟가락 하나 얹을까 노릴 셈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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