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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파악하는 철학이란 이런 것이다. 참고로 난 철학은 물론이고 철학과 연관이 있을 법한 다른 학문도 배워 본 적이 없다.

1. 세상의 보편성을 탐구 대상으로 한다. 그러므로 두뇌를 명철하게 다듬어서 사회 생활에 보탬이 되게 하자 따위는 철학의 연구 분야도 아니고 철학의 목적도 아니다. 이는 자기'개발'과 처세술의 영역이다.

2. 자연언어를 사용해 자신의 주장을 설명한다. 주장을 검증하고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결론보다 전개 과정이 중요하다. 철학사를 배운다는 것은, 이 논리 전개를 복기(復棋)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철학자의 주장에 대한 자신의 감상을 피력하거나, 그 결론을 직관적으로 설명하기 위한 장치들을 개발하는 것은 철학이라기 보다 예술적 창작 또는 비평 행위에 가깝다. 최소한 유비(類比)라도 해야 한다.

3. 다른 철학자의 방법을 배워 자신의 논리 전개를 한다. 그러므로 자신이 관찰하거나 느낀 바를 스스로 재현하지 않고 기존의 주장에 밀어넣는 행위는 철학이 아니라 종교다.

이진경과 고병권의 저작이 바로 내가 반례로 든 요소들의 집합체이다. 이들이 철학을 정규적으로 전공하지 않기도 했지만, 그보다는 자신이 본래 가지고 있던 사유와 목적성이 이러한 결과로 이끈 거 같다. 철학이라는 것 역시 그들에게는 수단인 셈이다. (이진경의 '철학과 굴뚝청소부'를 가장 반긴 것은 운동권 학생들이었다.)

p.s 과학(물리학, 수학)은 철학일까? 보편적인 공간을 다루고, 과학자는 자신의 논리를 가지고 글을 쓴다. 내 생각엔 아닌 거 같다. 과학은 행간의 함의를 해석하지 않는다. 연속된 작업일 뿐이다.

심리학(정신분석학)은 철학일까? 인간의 정신이라는 보편적인 세계를 탐구하고, 자연언어로 대화하고 정리하며, 분석자는 자신의 논리로 분석을 진행한다. 내 생각엔 애매한 경계에 있는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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