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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제주도 여행 정리

kabbala 2010.04.10 10:19
제주도 여행 가실 분 또는 미래의 나를 위해 정보를 정리한다. 돈을 적게 쓰는 쪽에 초점을 맞췄으므로, 돈이 남아 도시는 분은 읽을 필요가 없다.

1. 날씨

나는 4월4일부터 5박을 했는데, 제주도 여행하기 좋지 않은 때였다. 벚꽃과 유채꽃, 그리고 무꽃이 흐드러지게 피어있긴 했으나 나뭇잎과 바다가 빛나지 않았다.

바람이 무척 세다. 긴팔이나 잠바는 필수고 몸 약하신 분은 얼굴 막을 것도 가지고 가야 한다. 바람 때문에 날씨가 서울 지역보다 오히려 춥게 느껴진다. 걸을 때 땀이 많이 흐르지 않는다는 것이 장점이라면 장점.

2. 교통

2-1. 대중교통

대중교통으로 제주를 다녔더니 병신취급 받는 거 같다. 주요 관광지인데도 대중교통이 가지 않는 곳이 허다하고, 그나마 가는 버스도 1~2시간마다 오는 마을버스인 경우가 많았다. 특급 호텔 데스크라는 작자들이 자기 호텔 앞 버스 정류장 이름도 모르고, 버스 번호도 모른다. 전화로 길을 물어보면 계속 네비 어디 찍고요 이런 말만 하다가 대중교통이라고 두번이상 말해줘야 그때가서야 아~ 하며 5천원 밖에 안하니 그냥 택시 타고 오라고 한다. 이런 대중교통으로 세계 관광지 어쩌고 하는 제주특별자치도가 오만하다. 관광안내 책자도 마찬가지다. 『한려수도와 제주도』(답사여행의 길잡이 11)는 부록으로는 버스 시간표(그것도 옛날) 잔뜻 실어놓고, (그러고보니 전화번호 틀린 것도 있었다) 내용은 '주차장에서 오래 걸어서 힘드시죠?' 이런 식.

병신취급 받을 걸 각오하고 대중교통을 이용하실 분은 버스카드를 사는 것이 좋다. 티머니가 된다고 해서 서울에서 쓰던 걸 가져갔더니, 역시나 전혀 안 된다. 후불 교통카드도 되는 거 없다. 카드값만 4천원 내고 새로 사야 한다. (티머니와 LG CNS의 기술력에 매우 의심이 간다. 이걸 도입한 서울 시장이 누구였더라) 그럼에도 환승이 되기 때문에 4회 이상 버스를 탈 사람은 버스카드를 이용하는 게 좋다.

제주와 서귀포를 해변을 따라 각각 동서로 오가는 일주버스를 중심으로 한라산쪽으로 올라가는 마을버스(?)들이 있고, 제주-모슬포 등을 오가는 간선도로를 운행하는 버스가 있다. 이 간선도로는 해변을 따라 돌아가지 않기 때문에 이동 속도가 약간 빠르다.

2-2. 렌트카

제주도에서 가장 편한 교통편은 렌트카다. 마티즈+LPG 조합이면 가격도 별로 안 비싸다. 호텔이나 민박과 함께 예약하면 할인도 해주니 이를 이용하는 것이 좋다.

2-3. 비행기

제주도 가는 비행기는 저가항공사들 덕분에 싸게 구할 수 있었다. 이스타항공이 제일 싼 거 같았고, 여행사 거치는 거 없이 자사의 홈페이지에서 예약할 수 있어 좋았다.

2-4. 스쿠터와 자전거

스쿠터와 자전거도 많이 봤는데, 스쿠터는 좀 위험해보이고,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자전거로 국토순례하는 젊은이(?)들을 보면 한국의 미래가 어둡지만은 않구나 하는 생각도 든다. 제주 해변을 따라 있는 일주도로만 간다면 자전거로 가기가 그리 어렵지는 않을 수도 있지만 전체 관광하기는 쉽지 않은 선택인 듯.

3. 숙소

3-1. 게스트하우스

1만~2만원에 조식까지 제공하는 게스트하우스가 많다. 한두명이 여행을 한다면 가장 좋은 선택이다. 보통 6명이 한 방에서 자는데, 혼자 여행하는 경우 도리어 안전한 잠자리가 될 수도 있고, 여행자들끼리 놀 수도 있다. 인터넷에 평가가 좋은 곳은 대체로 노는 분위기가 좋은 곳이다. 대로변에서 먼 곳은 픽업을 해주는 경우도 많다.

3-2. 호텔

생각보다 좋지 않았다. 대부분 전망 좋은 바닷가에 있어서 대중교통도 멀고, 인터넷 사용, 빨래 등에 추가 요금도 들어간다. 민박인 경우 컴퓨터, 세탁기를 마음대로 쓰게 해주는 경우도 많다. 호텔내 식당도 그닥 좋다고 하기 힘들었다. 호텔 중에는 중문단지 쪽이 시설이 새것인 거 같다. 근데 중문이 다 개발되지 않았다. 유령도시 같은 느낌이 좀 든다. 그리고 호텔 할인 예약 사이트(hotel.co.kr 등)가 있다는 거 이번에 처음 알았습니다. 아 그동안 호텔에 준 돈이 아깝습니다;;;

3-3. 펜션

3~4명 이상이라면, 머리수가 아니라 방 단위로 대여하는 펜션이 경제적일 수 있다. 오랜 관광지 답게 괜찮은 펜션들이 많은 거 같다. 다만 어디가 좋은지는 써보기 전엔 알 수 없으니 직접 보는 수 밖에. 제주시나 서귀포시내에 있는 것보다 약간 외곽에 있는 것들이 시설도 좋고, 전망도 좋은 거 같다. 가격도 4~6만원대에서 시작한다.

3-4. 모텔

제주도까지 와서 모텔에서 잘 필요는 없다고 본다. 그 돈이면 민박집이나 게스트하우스가 더 낫다. 제주시내 모텔들 시설이 그리 좋다고 할 수도 없다.

4. 문화재

의외로 문화재에 대한 안내가 부실했다. 관광안내도에 빠진 것도 많고, 지역 주민들도 관광지가 아닌 문화재는 잘 모르는 편이었다. 물어도 거길 대체 왜가나? 하는 느낌. 문화재 자체도 잘 보존되어 있지 않은 경우가 많았다. 그냥 여염집 담장 옆에 있는 것도 있는데, 훼손되고 있지 않은 게 다행입니다. 뭐 나로써는 가까이서 마음대로 볼 수 있으니 좋긴 합니다만. 아무튼 길가다가 설명도 없는 문화재 본 게 꽤 됩니다. 한번 정리를 해놓을 예정.

5. 역사

5-1. 4·3

마침 방문한 기간이 4·3 근처였다. 지방뉴스에서 4·3 관련 소식을 많이 전해서 80년대에 전라남도 지방뉴스 보는 거 같았다. 내가 알고있기로 4·3은 미군정과 이승만 장로가 빨갱이들 한번 토벌해보겠다고 군인과 기독교도들로 하여금 일반 시민들을 마구잡이로 죽인 사건이다. 게다가 이 사건은 6·25보다 앞선 사건으로, 김일성을 원쑤로 여기더라도 4·3 앞에서는 숙연하여야 할 터인데, 그때 양민 학살하던 기독교인은 이제 목사가 되어 일요일마다 교인들에게 그때 동굴에 숨어서 와들와들 떠는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칼로 찔러 죽인 걸 폭도를 죽였으니 잘 한 일이라고 떠들고 있다. 게다가 길가다 심심찮게 보이는 교회들과 프랭카드들. 무심한 듯 시크하게 서있는 김녕성당의 예수상. 세상에서 얼굴 가장 두꺼운 족속이 카톨릭+개신교입니다. 정치인이 이 무리에서 많이 나오는 것은 당연한 순리입니다. 당신이 교회를 다닌 후로 더 겸손하고 말이 없어지고, 매사에 예수라면 어떻게 처신했을까 고민하게 되었다면 나의 친구이지만, 뜬금없는 자신감이 생기고 본능과 직관을 따르고, 주문 외우기를 즐기게 되었다면 십중팔구 사도(邪道)에 들어선 것입니다.

5-2. 대동아전쟁

일제가 40년대에 접어들어 전쟁이 격화되자 일본 본토는 물론이고, 제주도에도 기지를 건설한다. 미군의 공습을 피해 마치 마쓰시로 다이혼에이 처럼 제주도에 지하기지를 만든 흔적이 여기저기 남아있다. 지금의 제주공항도 정뜨르에 일제가 만든 공군기지이다. (해방 후 이승만 장로가 4·3 희생자들을 이곳에 몰래 묻기도 했다. 지금도 유해를 발굴하는 중이다.) 제주도 남서쪽 대정의 알뜨르에도 일제가 공군 기지로 사용하던 흔적이 남아있고, 근처 송악산에는 군함을 숨기기 위한 시설이 있다. 이런 곳들은 관광지라고 하긴 좀 이상하지만, 역사에 관심있는 한국 국적의 사람이라면 한번쯤 방문해봐야 하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든다. ('한일합방'이니 '대동아전쟁' 같은 말을 쓰면 큰일나는 것처럼 떠드는 사람들이 있는데, 난 그냥 쓴다. 사실 '태평양전쟁'이라는 말도 태평양을 두고 일본과 대적한다는 뜻으로 미국이 만든 말인데, 심심하면 남의 나라 침략이나 하는 미국입장을 우리가 숭상할 필요가 있습니까? 게다가 '대동아전쟁'은 망한 나라의 과거사지만 미국의 침략행위는 현재진행형인데? 하지만 현직 장관은 쓰면 안 되는 말이 맞습니다.)

5-3. 신축제주항쟁

'이재수의 난'이라는 영화 제목으로 널리 알려진 농민 봉기인데, 기고만장한 천주교 신부들 때문에 일어났다. (물론 조선정부의 무능도 한몫) 이때 앞장선 세 명을 기리는 비석이 김정희 유배지 앞에 있다. 대정에는 또 황사영의 아내인 정난주의 유배지이기도 해서 기념물이 있는데, 자기네 나라 어서 침략해달라고 편지를 보내서 처벌받은 사람들을 이렇게 대놓고 성인으로 숭배하는 게 매우 어색하게 느껴진다. 내가 보수 어쩌고 하는 단체 회원이었다면, 예전에 불도저로 밀어버렸을텐데, 그러는 사람이 없는 걸로 봐서 보수 어쩌고 하는 단체 회원들은 역사 공부를 안 하거나 거짓이거나 둘 중 하나라고 본다. 천주교는 자중하지 못 하고 이 땅에 또 김대건 기념관까지 지었으니 카톨릭은 분란을 안 일으킨다는 생각은 틀린 거임. 나와바리 넓히는 데 꼼수 쓰는 건 개신교 못지 않음.

6. 올레길

올레길은 개인이 개발한 하이킹 코스다. 1, 3, 6, 7, 8, 10, 11, 12 코스의 일부 혹은 전체를 걸었는데, 개인적인 감상은 시골길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처음엔 차례대로 돌려다 일부를 보게 된 것도, 재미를 계속 느끼며 가기엔 부족한 점이 많아서이다. 또 코스의 대부분이 포장도로다. 선전에 '올레길 처음이신가봐요' 뭐 이런 게 있던데, 사실이다. 등산화보다 운동화가 좋다. 또 중간중간마다 포스트가 있을 거 같지만, 몇군데 없다. 화장실도 아직은 부족하고. 다만 이런 코스가 있고, 사람들이 많이 다닌다는 게 좋은 거 같다. 많은 부분이 해안을 그냥 따라가는 것이라서 얼어 죽는 줄 알았다.

7. 마라도

마라도로 가는 배가 있는 항구는 모슬포와 송악산 두군데이다. 가격은 마라도 입장료 포함 왕복으로 각각 1만4천, 1만5천원이며 가파도로 가는 배는 모슬포에만 있다. 기상조건에 따라 출항하지 않을 수도 있고, 관광객이 많아 자리가 없을 수 있으니 미리 전화로 문의하고 가능하면 예약을 하는 것이 좋다. 모슬포는 제주도 남서쪽의 비교적 번화한 지역으로, 대정이라고도 하며 제주시나 서귀포 등지에서 가는 버스가 있어서 비교적 쉽게 갈 수 있다. 반면 송악산 선착장은 대중교통이 없다. 약 1.5킬로 떨어진 산방산/용머리/하멜기념관 쪽에 버스가 다닌다. 올레 8코스와 겹치므로 묶어서 돌아보는 것도 방법.

마라도 관람 시간은 1시간 30분 정도인데, 섬이 작기 때문에 다리 멀쩡한 사람은 카트를 안 빌려도 된다. 상상과는 달리 완전 관광지 분위기였다. 짜장면집도 서너개 있어서 어느게 원조인지 분간이 안 된다.

8. 결론

비행기+호텔+렌트카 패키지로 할인받아서 가는게 제일 편합니다. 역사적인 유물이나 문화재는 관광안내책자에 없으니 미리 공부해 가야 합니다.

9. 기타

메가쑈킹(고필헌)이 연재하는 탐구생활4-그대와 함께 하이킹이 올레길 여행을 매우 리얼하게 묘사하고 있는 거 같습니다. 제주도 여행은 자료가 많다고 하는데, 유명 인터넷 커뮤니티 등에서 전 별로 큰 정보를 얻지 못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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