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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2월 22일 일요일


<http://www.signandsight.com/features/687.html>
요즘 이 책이 자주 언급되길래 도서관에서 빌렸다.

빠스깔 브뤼크네흐(Pascal Bruckner, 1948~) 책은 예전에 『새 삶을 꿈꾸는 식인귀들의 모임』(Les ogres anonymes)를 읽었는데, 나는 한국 아마추어 환타지 작가의 단편 정도의 작품이라고 생각했다. 정치 상황을 순발력 있게 묘사해서 우리나라까지 흘러왔겠거니 했는데, 영화로 만들어진 『비터 문』(Lunes de fiel) 같은 작품도 쓴 데다, 현대 프랑스의 대표적인 에세이스트라니 어색하다. Institut d'études politiques de Paris(IEP de Paris, 파리정치학원) 교수에다 여러 출판사와 잡지의 편집인이기도 하다.

출판사(저자가 편집인이기도 한) 홈페이지에 책의 일부가 공개되어 있다:
약간은 현학적인 에세이라서 속도를 내서 대충 읽었다. 예전엔 나도 이런 식의 글을 쓰고 싶어했었는데, 요즘은 구체적인 이야기가 있어야 책이 읽힌다. 대략적인 줄거리는 다음과 같다:

현 사회의 소득의 불평등은 부조리하다. (1장, 이 부분이 가장 널리 인용되는 듯) 오히려 봉건 사회라 부를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다국적 제약회사의 시장 진출이 쉽게 무산되는 경우도 있듯이, 자본주의가 절대적인 악도 아니고, 미국이 절대적인 제국도 아니다. (제국주의를 할 문화적 역량이 부족하다고! 역시 프랑스 책!) 지식인들 역시 이런 환상에 쉽게 사로잡힌다. (변절한 기회주의자 뿐 아니라 부르디외 조차도!) 게다가 토론은 자본주의를 상정하고 진행되며, 자본주의를 반대하는 것은 자본주의를 더욱 공고히 하는 일이 되는 셈이다. 결국 문제는 자본주의가 아니라 개인의 소비주의가 문제인 것이다.

온갖 신앙과 이데올로기가 대거 붕괴되는 와중에서도 살아남아 여전히 활력을 과시하는 게 있다면 그건 경제다. — 서론, 11쪽

서문의 이 말은 '자본주의'나 '시장'이라는 헛된 목표를 쫓는 기업가들을 조롱하는 말인 동시에, 자본주의를 적으로 상정하는 좌파들이 헛된 타도 대상을 가지고 있음을 지적하는 말이다.

이 책이 2002년에 씌여진 걸 생각하면, 시대를 보는 훌륭한 눈이라는 생각도 드나, 어떻게 보면 뻔한 이야기일 수도 있고, 각각의 상황별로 판단하라는 익숙한 주장은 타당하지만, 사회 전체를 놓고 보면 비판받을 구석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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