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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

『백치・타락론 외』

kabbala 2009.02.08 18:58

2009년 2월 8일 일요일

사카구치 안고(坂口安吾, 1906~1955)의 대표작 9개를 옮긴 책. 1989~1991년에 筑摩書房에서 간행한 文庫版『坂口安吾全集』(전 18권)을 저본으로 삼았다. (그 뒤에 '決定版'이라는 이름으로 같은 출판사에서 전집을 또 출간했다. 이전에 있던 전집으로는 冬樹社판이 있다.)

작품 선정 기준은 책의 말미에 실린 가상 인터뷰와 연표를 참조해 볼 때, 1946년에 발표해 전후 일본 사회에 큰 영향을 미친 「타락론」(堕落論), 「백치」(白痴)은 대표작으로, 「바람박사」(風博士)(1930), 「한바탕 마을 소동」(村のひと騒ぎ)은 파스론(Farce)에 입각한 초기 작품으로, 「어디로」(いづこへ), 「나는 바다를 껴안고 싶다」(私は海をだきしめてゐたい)는 그의 방랑기과 그 극복을, 「돌의 생각」(石の思ひ)은 작가의 가정사에 관한 이야기, 「벚나무 숲 속 만개한 꽃그늘 아래」(桜の森の満開の下)(1947)는 결혼 후 말년의 대표작으로 고른 듯 하다.

작품의 어둡고 비관적인 분위기 참 좋다. 유년시절에 읽었으면 팬이 되었을 듯. 일본 문학이 최근에야 한국에 정상 유통되고 있다. (『상실의 시대』의 대성공 때문인 듯) 내 윗세대는 일본어 책을 그냥 읽었을 테고. 일본 문학에 어중간하게 접근할 수 밖에 없었던 게 아쉽다.

작가가 프랑스 영향을 받아서 그런지 읽으면서 사르트르(Jean-Paul Sartre) 생각이 났다. 작가의 필명 '안고'(安吾)는 중학교 때 교사가 어둡다고 부쳐준 별명 '暗告'에서 유래한 것이라고 한다. 어려서부터 유난했던 모양. (본명은 炳五(へいご). 병오(丙午, へいご)년에 태어난 다섯째라서 붙인 이름이라고 한다.)

책 여백에 각 작품의 제목이 적혀있지 않아 찾아보기 불편하다.

댓글
  • 프로필사진 singularity 책이 곁에 없어 확인할 순 없지만, 고진의 <언어와 비극>의 마지막 부분에 이 사람에 대한 언급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책이 없어 확인불가능^^;;
    대학때 철학을 공부하다가 신경 쇠약에 걸렸는데, 그때 절에 들어가 모두 접고 외국어를 공부해 극복했다는 에피소드로 시작되는 흥미로운 논의였는데, 시간이 지나고 나니 논의는 생각 안나고 에피소드만 떠오르네요-.,-;;
    결국 남는 건 이미지뿐건가요^^?
    2009.02.09 01:06 신고
  • 프로필사진 kabbala 프랑스어 공부하고 병이 나았다는 이야기에 저도 놀랐습니다;;; (그전에는 산스크리트어 공부중이었다고...)

    폭격을 경험하려고 동경에 남았다는 이야기도 흥미롭습니다;;;
    2009.02.09 01:2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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