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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의 사태에 대한 문학인 165인 선언

우리는 무엇이나 쉽사리 성취될 수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그러나 동아일보 조선일보 기협회보등의 심각한 사태를 보고 통분을 금할 수 없다. 또한 시인 김지하씨가 석방된지 1개월도 되지 않아서 다시 구속된 사실에 깊은 우려를 표명한다.

  1. 조선일보사의 기자 해임 및 파면사태와 관련하여, 신문은 독자와 국민의 공기(公器)라는 사실을 재확인한다. 우리는 조선일보가 민족의 대의와 자유를 위하여 싸운 지난 날의 찬연한 명예를 다시 회복하도록 강력히 촉구한다. 만약 이 사태가 정당하게 해결되지 않는다면 우리는 조선일보의 존엄성을 거부할 것이다.

2. 동아일보에 벌어진 사태는 그 동안 세계적인 양식(良識)의 지원과 전 국민적인 성원을 배신한 일로서 환멸을 금할 수 없다. 우리는 동아일보 없이 자유실천에 어떤 가능성도 성립되지 않는다고 믿고 동아일보의 시련에 대하여 지속적인 뜻을 표시해왔다. 그리하여 동사의 기자들을 무더기 연속으로 파면 해임하는 일이 언론자유를 말살하는 또하나의 책동이라고 판단, 3월 8일 이전의 상태로 환원시킬 것을 희망한다. 그렇지 않으면 현재의 동아일보가 어떤 작위를 행사해도 국민은 앞으로의 동아일보를 믿지 않을 것이다. 언론의 자유실천의 정통성은 경영주에게 있는 것이 아니라 기자에게 있다는 사실을 엄숙히 확인한다.

3. 한국기자협회 기관지 「기협회보」에 대한 주무 당국의 폐간조처야말로 일련의 한국 언론에 대한 제도적 탄압을 드러내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기자들의 유일한 호흡기관이라고 할 수 있으며 기자활동의 대내적 무대인 「기협회보」를 폐간하는 일이야말로 언론의 암흑시대에 다름 아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기협 집행부와 각 분회의 진지한 저항을 지원한다. 따라서 우리 문학인은 기자들의 자유실천에 대열을 함께 할 것이다.

4. 우리들의 동료 시인 김지하씨의 거듭된 수난에 분노를 금할 수 없다. 그의 수난이 문학의 표현과 관련된 사실을 환기하면서 그가 하루 속히 돌아와서 극도로 악화된 심신을 정양하게 되기를 갈망한다.

1975년 3월 14일 자유실천문인협의회


결의문

오늘의 난국을 슬기롭게 타개하고 땅에 떨어진 한국의 국제적 지위를 건지는 길은 민주회복 밖에 없다고 확신하는 우리는 최근의 언론사태와 표현의 자유에 대하여 다음과 같이 결의한다.

1. 언론자유의 정통성은 기자에게 있는 것이므로 우리는 신문기업측의 배신과 횡포를 통탄하면서, 해임된 기자들이 복직될 때까지 자유실천문인 일동은 동아일보와 조선일보사의 모든 간행물에 대하여 집필을 거부한다.

2. 기협회보 폐간등 수난을 겪고 있는 자유언론실천의 기자들에게 동지적 성원을 보내며 끝까지 그들과 대열을 같이 한다.

3. 김지하, 한승헌 두 회원의 수난과 양심적 인사들이 받고 있는 아픔이 우리 시대의 참된 역사임을 확인하면서 그들과 아픔을 같이 한다.

1975년 3월 25일 자유실천문인협의회

박태순(1942~), 「자유실천문인협의회 문예운동사」 중에서 (via)

자유실천문인협의회의 후신인 한국작가회의 홈페이지 자료실에서 찾았음. 1997~1998년 「작가」에 연재.

1975년 당시 자유실천문인협회 회장은 고은.

p.s 김지하는 어째서 조선일보에 글을 싣기 시작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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