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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발 좀 이렇게 쓰지 말자: <우발적 커뮤니티> 서문을 읽고서"를 읽고:
연주회 팜플렛에 적혀있는 작곡가의 설명, 어렸을 때부터 무척 궁금했다. 이게 대체 무슨 뜻인가? 어떤 뜻이길래 이런 복잡한 음악이 탄생할 수 있는가?
최근에서야 눈치채게 되었다. 그것은 논리적인 설명이 아니라, 작곡가의 감각적인 발상을 적은 것이라는 걸. 하긴 이것도 이해안되긴 매 한가지다. '여자친구랑 헤어진게 너무 슬퍼서 이 곡을 썼어요', 이별이 어떻게 곡으로 바뀔 수 있나? 이별한 사람은 일정정도 범위내에서 동질성이 있는 곡을 작곡하는가?
단계단계를 논리적으로 준비해서 곡을 쓰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이런 경우에도, 곡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매우 형식적인 진행을 사용하게 된다. 예를 들어 이별이라는 상황을 음표간의 거리로 수치로 변환하여 작곡을 했다. 그런데 4분의 4박자는 어디서 온건가? 그리고 이게 왜 12음계 안에 포섭되는가?
미술의 경우는 음악보다는 조금 더 자유로운거 같다. 실제로 근대미술이 개념미술(이라고 대충 뭉뚱그려 보자)이라고 할 수 있으므로, 역사적으로도 개념적인 표현에 익숙하다.
그런데 미술 역시 대부분의 작품 설명은 작품이 나오기까지의 논리적인 단계가 아니라 발상단계의 감각인 경우가 많다. 자유연상이랄까? 그저 개념이 있는 미술인 척 할 뿐. 자신의 감정과 물리적인 실체가 있는 미술 작품과의 거리는 그 창조자인 작가에게도 아스트랄한 것이다.
그러므로 구경꾼이 작가보다 덜 아스트랄해 할 의무는 없는 것이다. 무의미한 논리적 맥락을 따져가면서 현대음악이나 미술의 팜플렛을 읽는 것보다. 그냥 자신의 감정을 좀 어려운 말로 적었구나. 하고 이해하면 편하다. 물론 간혹 진정 논리를 따져가며 읽어야 하는 글들을 만나기도 한다. 그런 글을 놓지지 않으려면 어떻게든 일단 꼼꼼히 읽어야 하는거 같기도 하고... 특별히 다른 방법이 없는거구나, 이거?! 아무튼 논리가 없는 글일 가능성이 꽤 높다는 걸 인지해야 한다 정도로 결론을 내려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