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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내동생의 머리를 누가 깎았나?
시간: 2007/08/25 토 18:00~19:10
장소: 게릴라극장 (서울 대학로)
가격: 일반 2만원/학생 1만5천원

이 작품을 보면서 내내 든 생각은... '박근형 선생님 일본 공연준비하시느라 바쁘신가보다', '극단에 여유가 있을 때 형식 실험을 하는건가?'

그간 박근형의 연출 작품을 보면서 장점이라고 생각했던 것들 - 배우들의 강한 동기발현, 일상적인 것 속에서 감정을 밀도있게 표현해 내는 것, 그 속에서 생기는 관객들의 공감, 빈약한 무대장치 - 을 느끼기 힘들었다; 배우들이야 물론 미친듯이 연기를 하는데, 그런다고 극이 재밌어지는건 아닌거 같다. 특히 그간 박근형의 작품에서는 과거로의 시간전환이 별로 없었는데, 이번엔 아주 흔했다. 근데 별로 자연스럽지 않았다.

어쩌면 희곡 자체의 문제일지도 모르겠다. 여러가지 세련된 요소들 - 예를들면 뒤로 가면서 밝혀지는 비밀들, 보이지 않는 할아버지 - 을 가지고 있는 극본인 듯 했지만, 그게 세련되게 묶여 있지는 않았다. 이럴땐 기술보다 진실한 마음이 중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불쌍한 인생 섞어놓는다고 좋은 작품이 나오는건 아닌거 같다. 여동생을 중심삼아 이야기 뼈대를 만들고, 나머지 인물들을 조연으로 배치해도 효과가 나쁘지 않았을거 같다. 또 극을 보면서 2/3쯤에서 끝냈으면 하는 생각도 들었는데, 할아버지의 죽음, 이리의 등장까지 다 보여줄 필요가 있었는가 하는 의문이 든다. 언니의 상황도 구구절절 말로 설명해 줄 필요 없는거 같다.

근데 이러한 희곡의 단점 역시 연출이 형식적으로 커버불가능한건 아니라고 생각한다. (삼총사 생각이 자꾸 났다. 삼총사는 성공적인 작품이었다고 생각한다) 어쩌면 이 작품이 올 1월에 대산대학문학상을 수상한 작품이라서 손대기 어려웠는지도 모르겠다. 그 지원이 있어서 무대에 올라갈 수 있었던 작품이었을테고.


(가운데 보이는게 연출자 박근형, 탤런트 고수도 끼어있다는데 얼굴을 모르겠다)

연출: 박근형
극본: 지경화 (1986년생, 동국대학교 문예창작과 재학)

출연:
(극단 골목길)
어미 정은경
이금 장영남 - 언니
이손 주인영 - 여동생(쌍둥이)
이리 최은선 - 남동생(쌍둥이)

무대: 윤시중
조명: 박민규
음악: 박민수
조연출: 이은준
무대감독: 김도균
조명오퍼: 안성일
음향오퍼: 김동희
진행: 박미녀나, 이재수

제작: 극단 골목길
기획: 극단 골목길, 게릴라 극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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