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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님 오신 날이라 집 앞 절에 가봤다.

골목 네거리에 종교단체가 모여있다.
대순진리회, 몰몬교, 예수교 장로회, 원불교. (안 보이는데 더 있을지도.)

여러개의 문이 열려 있는 절의 특이한 구조 때문에 중화인민공화국에 온 듯한 기분이 들었다.
사진 찍어서 홍콩이라고 올려도 믿을 듯.

밀교가 생각나는 많은 상징들. 토굴을 지나야 하는 법당.
나이 먹었더니 하나하나 의미가 떠오른다.
고려 때 수입된 종파라는데 별로 믿기지 않는다.

신자들끼리는 선후배 따지며 군기잡으며 일하고 있었다.

가는 길에 차 안에서 불경을 따라 외우고 있는 사람을 보았다.
딱 하루 불교 신자들이 기를 펴고 길거리를 다닐 수 있는 날.

단군 목을 자르고 장승에 불 태우는 걸 보면 기독교 신자들은 어깨가 으쓱.
하느님을 안 믿으면 너희 목도 자르고 재산도 불태우리라.

기독교의 폐악은 수백년 밖에 안 되었지만
불교의 폐악은 천년이 넘는다. 주문만 외우면 만사형통.

절에 올라가는 사람들 모습을 보면 이국적이라는 느낌이 든다.
인류학자라도 되어 관찰해야 할 듯한 기분.
기독교도 물론 이국적이지만 그건 어색한 옷을 걸친 기분.
내 나라 풍속도 모르면서 외국 돌아다니는 사람들을 비웃었다.

크리스마스가 휴일인 것은 미국 따라하다보니 그렇다 쳐도
석탄일이 왜 휴일인지는 아직 잘 모르겠다. 성탄절을 따라한 듯.
불교보고 공휴일 날짜 잡으라면 석탄일을 고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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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kabbala님의 2008년 5월 9일의 미투데이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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